계 18:21

조회 수 203 추천 수 0 2024.01.18 08:45:32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17

18:21

이에 한 힘 센 천사가 큰 맷돌 같은 돌을 들어 바다에 던져 이르되 큰 성 바벨론이 이같이 비참하게 던져져 결코 다시 보이지 아니하리로다

 

요한계시록을 쓴 사람은 문학적 상상력이 아주 풍부한 사람입니다. 21절에는 힘센 천사가 등장합니다. 그 천사는 큰 맷돌 덩어리 같은 돌을 바다에 던졌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어떤 거인 형상이 그려집니다. 요한계시록을 받아 읽거나 글을 아는 교회 지도자가 읽는 소리를 들은 당시 소아시아 일곱 교회 그리스도인들의 영혼이 어떤 자극을 받았을지 넉넉히 상상이 갑니다. 엄마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읽어주는 재미있는 동화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어린아이 심정 같았겠지요. 그림 같은 장면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동화의 상상력이 말라버린 시대를 삽니다. 동화는 유치하거나 수준이 낮고, 어른의 세계는 성숙하고 수준이 높다고 여깁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가 과연 우리 스스로 생각하듯이 세상을 잘 알고 있을까요?

20세기 중반부터 시작한 컴퓨터와 후반부터 시작한 인터넷, 그리고 21세기 초부터 시작한 인공지능 시대를 거치면서 현대인은 세계를 다 아는 것처럼 여깁니다. 아직은 완벽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자연과학이 조금 더 발전하면 결국에는 세상과 인간 삶을 다 인식하고 모든 문제까지 처리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부분만 압니다. 물리학과 생물학과 사회학과 인문학 등등은 세계 현상의 부분입니다. 그 부분을 산술적으로 합한다고 해서 전체인 세계가 다 드러나는 게 아닙니다. ‘전체는 부분의 합 그 이상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체는 부분을 초월합니다. 더구나 세계의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인과율의 원리로 전개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연과학자들도 아는 게 많아질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다고 말합니다. 이런 마당에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동화의 세계가 더 옳을 수도 있지 않을는지요.

여기서 더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 세계에 예속된다는 것입니다. 인간 몸은 지구의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원자들이 분자를 이루고 분자는 세포가 되고 세포가 인간 장기를 이룹니다. 그 장기를 모아놓는다고 해서 무조건 인간이 되지도 않습니다. 인간 인식 작용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인간의 뇌도 인간 장기에 속합니다. 뇌를 몸과 분리하면 더는 인간의 뇌가 아닙니다. 뇌도 몸이 있어야만 인간처럼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은 인공적인 계산 기계이지 인간의 뇌는 아닙니다. 어느 부분에서 인간을 능가할 수 있겠으나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인공지능 기계에는 인간의 몸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가요. 자신이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나 세계 모형이나 수학 정리를 근거로 아이들의 동화를, 시인과 예술가의 상상력을 무시하는 일은 인간 지성의 오만입니다. 오만은 편견을 불러올 수밖에 없겠지요. 저는 요한계시록의 저런 묵시적 상상력이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데 오늘날의 첨단 물리학보다 전혀 못 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444 계 20:5 2024-03-01 140
6443 계 20:4 2024-02-29 136
6442 계 20:3 2024-02-28 135
6441 계 20:2 2024-02-23 196
6440 계 20:1 2024-02-22 162
6439 계 19:21 2024-02-21 126
6438 계 19:20 2024-02-20 129
6437 계 19:19 2024-02-19 114
6436 계 19:18 2024-02-16 124
6435 계 19:17 2024-02-15 141
6434 계 19:16 2024-02-14 156
6433 계 19:15 2024-02-13 157
6432 계 19:14 2024-02-12 150
6431 계 19:13 2024-02-09 182
6430 계 19:12 2024-02-08 150
6429 계 19:11 2024-02-07 157
6428 계 19:10 2024-02-06 122
6427 계 19:9 2024-02-05 160
6426 계 19:8 2024-02-02 197
6425 계 19:7 2024-02-01 193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