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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09- 솔방울
며칠 전 집 마당에 있는 다섯 그루 소나무에 달린 솔방울을 일일이 손으로 땄다. 솔방울이 소나무 성장에 지장에 지장을 준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사람으로 말하면 아이를 많이 낳아 키우는 어머니 형국일 거다. 그 어머니처럼 솔방울을 맺는 소나무의 수고도 남다르다. 지구 전체의 힘이 저런 솔방울을 맺은 거 아니겠는가. 카메라에 담는 이 순간에도 1억5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태양으로부터 날아온 햇살이 비스듬히 비추고 있다. 저 솔방울들이 귀엽다 못해 거룩해 보인다. 솔방울을 움켜쥔 내 손바닥에 전달되는 느낌이 짜릿하다. 내가 아직도 살아서 저런 감촉을 느낄 수 있다니.
인터넷 사전으로 ‘솔방울’을 찾았다. 앞 문장만 따온다. 우리나라 말인데도 식물 전문 용어라서 그런지 알아먹기 힘들다.
솔방울은 소나무(Pinus densiflora Siebold & Zucc.)나 잣나무(Pinus koraiensis Siebold & Zucc.)의 종자가 들어있는 커다란 원뿔 모양의 구조물뿐만 아니라 밑씨가 들어있어 장차 종자가 만들어질 자성(female) 구조물과 꽃가루가 만들어지는 작은 원뿔 모양의 웅성(male) 구조물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