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1년 8월29일, 성령강림후 14주
1) 「아가」- 오늘 설교 본문은 아 2:8~13입니다. 「아가」를 개역성경은 「아가서」라고 번역했습니다. 영어 성경은 첫 문장인 “The song of songs, which is Solomon’s.”(솔로몬이 부른 노래 중의 노래)에 근거해서 “The song of songs”라고 표기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솔로만이 지은 노래가 아닙니다. 지혜의 왕으로 알려진 솔로몬의 이름을 빌린 것뿐입니다. 「아가」는 전체적으로 에로틱한 내용을 담은 문서입니다. 시작하는 2절은 이렇습니다. “내게 입 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 4:11~12절은 이렇습니다. “내 신부야 네 입술에서는 꿀 방울이 떨어지고 네 혀 밑에는 꿀과 젖이 있고 네 의복의 향기는 레바논 향기 같구나. 내 누이, 내 신부는 잠근 동산이요 덮은 우물이요 봉한 샘이로구나.” 비슷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성경은 인간과 그 삶을 현실적으로 말합니다. 부끄럽다고 여길 수 있는 대목도 감추지 않습니다.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이야기도 나옵니다. 리얼리즘에 철저하다는 말이 됩니다. 그런 성경 이야기가 말하려는 핵심을 찾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 작업이 쉽지 않긴 합니다. 인간과 삶에 대한 성서의 지평과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지평이 융해되어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지 저는 이번에 그동안 미뤘던 숙제를 끝낸 것 같습니다.
2) 창조절- 8월29일로 <성령강림절> 절기가 끝나고 9월 첫 주일부터 새로운 절기인 <창조절>이 시작됩니다. 창조절은 원래 세계 교회력에 없는 절기입니다. 세계 교회력은 새로운 교회력이 시작되는 대림절(11월28일) 이전인 11월21일까지 계속해서 성령강림절로 지킵니다. 성경강림절이 6개월이나 이어지는 겁니다. 이를 개선하려고 한국의 <기독교 장로회>가 성령강림절을 석 달씩 둘로 나누어 앞의 석 달은 기존의 <성령강림절>로 지키고 뒤의 석 달은 <창조절>로 제정했습니다. 기독교 절기를 성자 절기, 성령 절기, 성부 절기로 나누는 겁니다. 대림절,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은 성자 절기에 속하고, 성령강림절은 성령 절기에 속하고, 창조절은 성부 절기에 속합니다. 성자 절기는 6달, 성령 절기와 성부 절기는 각각 3달입니다. 창조절 절기를 새롭게 시작했다고 해서 성서일과(lectionary)도 여기에 맞춰서 새롭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기존의 성서일과는 그대로 사용하고 이름만 창조절로 바꾼 겁니다. 자, 새로운 절기인 <창조절>이 시작되니 코로나19의 고단함을 떨치고 심기일전합시다.
3) 어린이청소년부- 코로나19 사태가 이렇게 길어질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한두 달이면 정리되리라 예상했는데, 벌써 1년 7개월이나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완전한 비대면 예배를 드리거나, 또는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면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지만, 어린이청소년부는 올스톱이었습니다. 9월부터는 부분적이나마 모임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4차 대유행이 아직 이어지는 바람에 이 계획도 연기해야겠습니다. 부장 유*미 집사의 의견을 들어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소위 ‘위드 코로나’ 방역이 실행될 때까지 기다려야겠습니다.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는 부모들이 그 예배에 자녀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이끌어주십시오.
4) 베델의 노래- 지난 8월 한 달간 예배 중에 <베델의 노래> 다섯 곡을 불렀습니다. 180장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26장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세”, 32장 “목마른 사슴”, 110장 “왜 날 사랑하나?”, 117장 “그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은 박자도 엇박자가 끼어 있고 화음도 종종 변조되어서 부르기 힘든 곡인데도 전반적으로 잘 불렀습니다. 9월에도 베델의 노래를 불러보겠습니다. 8월에 부른 노래 중에서 3곡, 그리고 새로운 1곡을 부를 예정입니다. 다음 주일에 부를 새로운 곡의 악보를 여기에 올릴 테니 집에서 연습해보십시오. 22장 “주 이름 찬양하라”입니다.
5) 결혼- 주보에 나온 대로 서*규 집사 김*은 집사의 장남 민수 선생의 결혼식이 이번 토요일 9월4일 저녁 5시에 대구 동구 동촌로 87 “노비아갈라 발렌티홀”에서 열립니다. 신부는 우*라 선생입니다. 두 사람 모두 교사입니다. 민수 선생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구샘터교회에 나왔습니다. 당시는 경산시 진량읍 ‘우림필’ 아파트에서 예배를 드릴 때입니다. 세월이 이렇게 흘러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본인과 부모는 교회 예배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으나 신부 쪽 부모들이 독실한 불교 신자라서 어쩔 수 없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일반 결혼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식 순서 중에 신부 측 대표와 신랑 측 대표가 각각 발언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신랑 측에서는 보통 신랑의 아버지가 하는데, 그 소중한 기회를 마다하고 굳이 저보고 하랍니다. 제가 주례를 맡지 않는 걸 아쉽게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기꺼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울림이 있는 ‘한 마디’를 어떻게 해야 할지 오래 생각했습니다. 생각은 정리되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결혼식이 끝난 뒤에 기회가 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받은 청첩장에 나오는 “모시는 글”에 아래와 같은 시가 실려 있네요.
당신은
푸른 나의 꽃받침에서 꿈을 꾸는
아름다운 꽃입니다
날마다 예쁜 꽃술을 흔들며
나에게만 이야기하는
하나뿐인 나의 별입니다
소낙비가 고운 얼굴을 후려치고
따가운 햇살로 훼방을 놓아도
언제나 나에게만 의지하고 기대서는
그리움의 피난처입니다
-김승동, <꽃밭에 사는> 중에서-
6) 이모저모-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예배에 참석한 교우가 계십니다. 이*옥 집사입니다. 집이 왜관입니다.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오셨더군요. 차를 끌고 오던 때와 달라서 여기까지 오기가 복잡했을 텐데, 어디서 환승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석*혁, 조*혜 집사의 장남 재민 군이 오늘 처음으로 부모님을 따라서 교회에 왔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청년 손님 교우가 오늘도 예배에 참석했군요. <다락방>을 들고 <복음과 상황> 앞에서 머뭇거리기에 들고 가도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깊이 알지는 못해도 삶과 신앙에서 진지한 청년인 듯합니다. 조금 더 교회에 익숙해지면 기존의 청년들이 환대해주기 바랍니다. 세 번 교회에 나왔는데 저하고만 말문을 텄습니다. 다른 신자들도 반갑다는 인사말만이라도 해주세요. 예배 후에 몇몇 권사들과 그들을 ‘권사 언니’라고 부르는 집사가 1층 카페 모여서 빵과 피자와 음료를 시키고 오래 대화하시더군요. 저는 다른 교우 다섯 분과 칼국수를 먹고 카페로 들어왔습니다. 요즘 우리는 방역을 철저하게 지킵니다. 칼국수 집에 가서도 비교적 넓은 룸에 들어가 세 명씩 멀리 떨어져 앉아서 먹고, 다 먹은 뒤에는 다시 마스크를 쓰고 대화합니다. 카페에서도 그렇게 하구요. 빨리 교회 생활에서도 일상이 회복되었으면 합니다.
7) 헌금- 8월 5주 차(8월29일): 1,970,000원(온라인 860,000원, 현장 1,110,000원/ 등록교인 외- 김*하, 윤*식)/ 온라인 통창-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촌스럽지 않고 ㅎㅎ 목사님, 넘 웃겨서 촌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