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빛에서 볼 때 모든 인간의 활동은 잠정적이기 때문에 교회는 계속해서 이런 탐구와 재정식(再定式)의 과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교회의 조직과 교리적 표현들도 인간이 관계하는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성취를 지향하고 있으며, 따라서 잠정적이다. 전통적 권위주의의 붕괴는 교회로 하여금 스스로가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미래를 만나러 가는 도상에 있는 순례자적 공동체라는 사실을 좀더 똑똑히 볼 수 있게 하는 축복이다. 이런 자각이 획일성 없는 새로운 기독교의 일치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일치는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께 부합되며, 현대 사회의 가장 절박한 문제, 즉 다양성을 제거하지 않고 통일성을 달성하며, 더 나아가 그것을 보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말론적 상징이기도 하다.(판넨베르크, 신학과 하나님 나라, 142 쪽)

 

     한국 교회에 교파가 백 수십 개나 있다는 사실을 그대도 들어서 알고 있을 거요. 이게 나도 실감이 나지 않소. 내가 알고 있는 교파를 손에 꼽으면 아무리 많이 잡아도 대략 스무 개 정도요. 크게 나누면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루터교, 복음교회, 성공회, 하나님의 성회(순복음), 나사렛, 구세군 등등이고, 장로교도 예장과 기장으로 나뉘고, 예장은 다시 통합과 합동으로, 그 이외의 여러 파로 나뉘오. 감리교회도 기감과 예감으로, 성결교도 기성과 예성으로 나뉘오. 잔가지가 많은 교파가 아마 예장 합동일 거요. 거기서 수십 개의 교파로 나뉘어 나갔소.

한국교회 일치는 현실적으로 요원한 일이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두 가지로 정리하겠소. 첫째로는 교회 일치에 대한 신학적 요청을 모른다는 사실이오. 개신교회가 로마가톨릭교회에서 갈라져 나온 탓인지 이렇게 갈라지는 걸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소. 둘째로는 현재 분열된 상태로도 교회가 성장하고 유지되는데 크게 불편한 게 없다는 사실이오. 교회 일치는 교회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 되면 당연히 요구될 거요.

     판넨베르크는 교회 일치를 세계 일치의 종말론적 상징으로 보고 있소. 역설적으로 교회 일치 없이 세계 일치를 요구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오. 지금 한국교회는 남북일치와 평화를 외칠 자격이 없소이다.(2010년 6월14일, 월요일, 뜨거운 햇살, 시원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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