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조회 수 1361 추천 수 0 2017.05.13 21:00:53

513,

주례사

 

오늘 서울샘터교회 청년의 결혼식에서 서로 돌보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주례사를 전했다. 덕담은 빼고 메시지 핵심만 간단히 요약한다. 성경본문은 고전 12:14-25절이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교회의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고, 교회는 그의 몸이라고 했다. 몸에는 손과 발과 심장과 눈과 귀와 입 등, 여러 지체가 있다. 몸이 건강하려면 지체가 긴밀히 연결되어야 하는 것처럼 교회가 건강하려면 모든 교우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가정도 교회와 같다. 혼자는 가정이 아니다. 둘 이상이어야만 가정이 된다. 특히 아내와 남편이 가정의 중심이다. 두 사람이 공동체를 이룬다. 공동체를 건강하게 이루어가는 일이 쉽지 않다. 처음에는 열정만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열정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기에 갈등이 일어난다. 30년 이상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았기 때문에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점점 더 눈에 들어온다. 두 사람의 관계가 세월과 더불어 더 깊어지려면 어떤 특별한 수고가 필요하다.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교회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다. 모두에게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는 수행이다. 부부관계도 물론 수행이 필요하다. 수행, 즉 공부는 벼락치기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평소에 꾸준하게 해야 한다. 바울의 가르침은 이런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

1) 바울은 고전 12:14절에서 몸은 한 지체뿐만 아니요 여럿이다.’고 말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내와 남편은 서로 다른 지체다. 한쪽이 손이라면 다른 한쪽은 발이다. 손이 발더러 왜 그렇게 생겼냐, 하거나 발이 손더러 왜 그렇게 생겼냐, 할 수 없다. 거꾸로 손이 발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 어울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발처럼 행동하면 곤란하다. 각자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를 자기의 기준에 끌어다 맞추려고 하지 말고, 또한 너무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하지 않는 게 좋다. 체질, 습관, 언어 등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심한 경우에는 혐오스러운 현상도 상대방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걸 억지로 일치시킬 수는 없다. 소로우는 <월든>에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리듬으로 춤을 추지 말고 각자 다른 고수의 북소리에 따라서 춤을 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2) 바울은 고전 12:22절에서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더 요긴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살다보면 약점이 눈에 보일 것이다. 자기에게 나타나는 약점도 있고, 상대방에게 나타나는 약점도 있다. 그런 것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져야만 두 사람의 관계는 더 깊어질 것이다. 그런 느낌의 단계로 들어서려면 일단 상대방을 부족함이 있는 그대로볼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을 너무 미화할 필요도 없고, 상대방의 약점을 너무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3) 고전 12:25절은 아주 아름다운 내용이다.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 남편과 아내는 서로 돌보는 관계. 자기의 뜻대로 상대방을 지배하거나 상대방에게 지배당하는 게 아니다. 이게 쉽지 않다. 사람은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지성과 인격만으로 인간의 본성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다는 사실을 주목하라. 두 사람이 그리스도의 지배를 받으면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난다. 첫째, 자기를 중심으로 여기는 본성이 크게 줄어든다. 둘째, 그리스도에게서 돌봄을 받는 기쁨을 알기에 돌봄을 요구하기보다는 상대를 돌보고 싶어질 것이다. 충분한 사랑을 받은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부부 사이에도 신적인 사랑을 경험하는 게 우선적이다.

맺는 말- 부부가 되어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공동체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공동체의 본질은 서로 돌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두 사람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보고 받아들이며,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에게 더 가까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생을 끝낼 때쯤 서로가 돌봄을 받았다는 기쁨으로 영혼이 충만하기를 바란다.


[레벨:21]주안

2017.05.15 22:10:11

복된 주례사 가지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기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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