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9일, 금

스데반

지난 설교의 성경 본문은 스데반의 순교 이야기였다. 스데반은 예루살렘 교회가 선택한 일곱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다. 행 6:1절 이하에는 예루살렘 교회에서 벌어진 작은 갈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헬라파 유대인들’의 불만이 제기되었다. 헬라파에 속한 과부들이 구제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었다. 구제만을 전담할 지도자를 뽑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 의견에 따라서 일곱 명이 뽑혔다. 스데반, 빌립, 브로고로, 니가노르, 디몬, 바메나, 니골라가 그들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헬라 식 이름이라는 것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모두 히브리파 유대인들이었다. 예수의 제자들과 다른 추종자들과 예수의 동생이 그들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교회 구성원이 되었다. 그들은 유대인 혈통이었지만 팔레스타인 밖에서 사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헬라어를 사용했다. 히브리 유대인들인들은 히브리어가 아니라 아람어를 사용했다. 어쨌든 히브리파 기독교인들과 디아스포라 기독교인들, 즉 헬라파 기독교인들 사이에 몇몇 신학적인 문제가 불거졌다. 사도행전은 과부들의 구제 문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신학적인 문제였다. 그 문제의 핵심은 이방인 전도에 대한 것이었다. 디아스포라 기독교인들은 당연히 이방인 전도를 적극적으로 수행했고, 히브리파 기독교인들은 소극적이었다. 이방인 전도의 대표자는 바울이다.

바울은 스데반의 순교 이야기에 이름을 올린다. 사람들이 스데반을 돌로 칠 때 옷을 벗어서 사울 발 앞에 두었다고 한다. 사울은 히브리식 이름이고, 바울은 로마식 이름이다. 옷을 책임지는 위치는 증인의 역할이다.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는 아주 절묘하게 스데반의 순교 장면에 바울을 등장시킴으로써 이방인 전도의 극적 효과를 드러내고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