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 070- 굴뚝
우리가 이사 오기 전부터
옆집은 비어있었다.
이장 말로는
노파 혼자 살다가
아파서 요양원에 들어갔는데,
우리가 이사 온 즈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십 년 이상 빈 집이다.
오래전 그 집 아이들이 뛰놀고
아낙네가 살림살이하던,
그리고 닭들이 먹이를 먹던 앞마당과
그림같은 장독대가 있던 뒷마당에
대나무와 찔레와 이름 모를 나무와 꽃이
가득 채우고도 우리 집을 넘나든다.
찔레꽃에 휩싸인 저 굴뚝에서
다시 연기가 피어오를 날이 올는지.
그림 같은 풍광을 꿈에서라도 그려보자.
이번주 주보 사진 꽃은 '엉겅퀴' 입니다.
목사님 집 주변에 찾아보면 요즘 보라색으로 꽃이 피니 의외로 많을걸요.^^
한번 일부러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