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7일 떡 한 개

조회 수 1436 추천 수 10 2008.03.16 23:09:30
2008년 3월17일 떡 한 개

제자들이 떡 가져오기를 잊었으매 배에 떡 한 개밖에 그들에게 없더라. (막 8:14)

오늘의 구절로 시작되는 막 8:14-21절은 바리새인들의 불신앙을 크게 탄식하신 예수님이 그들을 피해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셨을 때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8:1절 이하의 사천명 급식과 연속적이지만, 이 대목에는 이 대목만의 독특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것이 이미 한 개의 떡이라는 표현에서 시작됩니다.
제자들이 배에 오르기 전에 떡 가져오기를 잊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건망증이 심한 것인지, 아니면 앞에서 사천 명의 급식 사건을 보고 예수님이 늘 그런 방식으로 해결해 줄 거라고 기대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여기서 이미 제자들의 무사려(無思慮)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제자들의 생각이 깊지 못하다는 사실은 이 대목에서 강조되는 주제입니다. 제자들만이 아니라 마가복음을 전승한 초기 기독교 공동체도 자신들을 그렇게 생각했겠지요. 그리고 이런 건 하나님 앞에서 바로 우리 모두가 겪는 숙명이기도 합니다.
마가복음 기자는 배에 떡 한 개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실제로 떡을 가리키는 걸까요? 아니면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마가복음 기자의 생각이 여기서 중요합니다. 만약 그가 실제의 떡으로 보았는데 우리가 그것을 예수 그리스도라고 해석한다면, 그건 전형적인 알레고리입니다. 알레고리가 경우에 따라서 어떤 영적 깨우침을 주기도 하지만 아전인수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할 해석방법입니다.
뒤로 넘어가면서 설명되겠지만, 마가복음은 여기서 떡을 예수 그리스도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한 개의 떡이야말로 모든 인류가 배부를 수 있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제자들은 아무런 준비가 없었지만 예수만 함께 한다면 구원은 이루어집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걸 어느 정도로 분명하게 인식하느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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