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5일 오병이어 (11)

조회 수 2015 추천 수 13 2007.08.04 23:32:31
2007년 8월5일  오병이어 (11)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예수님은 오병이어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셨습니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 성서기자가 별 말이 없군요. 요즘 우리가 밥 먹을 때 드리는 기도와 비슷한 것이었을까요? 예수님이 유대인들의 식사관습을 그대로 따랐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면 그는 분명히 이렇게 기도를 드렸을 것입니다. “세상의 왕, 우리 하느님 야훼여, 찬미 받으소서!” 그리고 이어서 떡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렇게 기도했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떡을 땅에서 생겨나게 하셨나이다.”
이 세상에 먹을거리 앞에서 드리는 기도보다 더 진실한 기도는 없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나온 뒤에 제일 처음으로 하는 행위는 숨쉬기입니다. 의사가 아이의 엉덩이를 철썩하고 때리는 이유는 세상에 나왔으니 숨을 쉬라는 자극입니다. 태중에서 숨 쉬지 않고 지내던 습관을 포기해야만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거지요. 숨 쉬기 다음에는 얼마 젖을 빠는 것입니다. 엄마 젖이 없는 아이는 젖동냥을 하든지 아니면 소젖을 대신 먹어야겠지요. 어떤 방식이든지 먹을거리는 사람에게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삶의 조건입니다. 그런 것이 거룩한 것입니다.
유인원을 생각해보시지요. 그들은 늘 먹을거리가 부족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잠자는 시간만 빼놓는다면 먹을거리를 장만하는 일에 바쳐졌습니다. 요즘의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운명과 비슷했습니다. 우리가 그런 운명을 벗어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요즘 밥 앞에서 형식적인 기도만 드립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삶과 세상의 깊이를 전혀 모르기 때문이겠지요. 그 깊이는 곧 하나님 경험입니다. 예수님의 축사에는 바로 이런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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