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7일 귀신들린 사람 (3)

조회 수 1249 추천 수 21 2007.04.07 07:56:15
2007년 4월7일 귀신들린 사람 (3)

그 사람은 무덤 사이에 거처하는데 이제는 아무도 쇠사슬로도 맬 수 없게 되었으니.(막 5:3)

동네사람들은 귀신들린 사람을 쇠사슬로 묶었다고 하네요. 그가 동네를 배회하면서 무언가 문제를 일으켰을지 모릅니다. 배고플 때는 남의 부엌에 들어가서 먹을 만한 걸 훔쳐 먹었겠지요. 추울 때는 세탁해 널어놓은 옷을 슬쩍 해서 입었겠지요. 동네사람들이 그를 무덤 사이로 추방할 때마다 그는 다시 동네로 들어와야만 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참다못한 동네사람들은 그를 무거운 쇠사슬로 묶어 두었습니다. 자신들의 안락한 삶이 확보한 고육책(苦肉策)이었는지 모릅니다.
언젠가 한 장애인이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묶고 시위하는 장면을 신문지상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시위를 하면서 강제 연행을 당하지 않으려고 쇠사슬로 자기 몸을 묶었습니다. 그것은 장애인을 따돌림 하는 한국 사회의 상징적인 모습입니다. 이 나라에서 장애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쇠사슬을 묶고 살아가는 것과 똑같습니다.
국가보안법도 일종의 쇠사슬입니다. 사상이 다른 사람들을 쇠사슬로 묶어서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지 못하는 악법입니다. 양심적 군복무 거부자들을 감옥에 보내는 것도 역시 쇠사슬이겠지요. 한국사회에는 동성애자들도 쇠사슬을 매고 살아야 합니다. 보이는, 보이지 않는 쇠사슬이 많습니다. 쇠사슬을 질질 끌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교회 신자들도 여러 종류의 쇠사슬에 묶여 있는지 모릅니다. 신자들이 교회생활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쇠사슬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하고 부르신 예수님의 이 말씀은 곧 종교적인 짐을 가리킵니다. 십일조는 신자들에게 쇠사슬처럼 작용합니다. 그런 쇠사슬을 기쁨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곧 마조히즘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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