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5일 귀신들린 사람 (11)

조회 수 1456 추천 수 27 2007.04.15 08:16:25
2007년 4월15일 귀신들린 사람 (11)

이에 물으시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이르되 내 이름은 군대니 우리가 많음이니이다 하고(막 5:9)

이야기가 점점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선 내용으로 전개되는군요. 네 이름이 무엇이냐? 내 이름은 군대다. 군대는 헬라어 ‘레기온인데, 이는 성서 난외주에 나와 있듯이 로마 군대의 여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대목은 마가복음 기자의 언어유희가 아닐는지요. 더러운 귀신이 곧 로마 군대라고 말입니다. 이건 그렇게 확실한 말이 아니지만 그럴 개연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로마 제국의 악한 힘을 마가공동체도 역시 절감하고 있었을 테니까 말입니다.
로마 제국은 예수의 공생애만이 아니라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역사와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로마와 기독교의 관계를 매우 적대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툭하면 카타콤배 지하묘지와 콜로세움 원형경기장을 거론합니다. 물론 일정한 기간 기독교가 로마의 박해를 받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늘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가와 바울의 논리에 따르면 오히려 친근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특히 로마 시민권을 갖고 있던 바울이 로마 제국을 무조건 배척할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황제숭배를 강요하는 로마 제국을 옹호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요. 다만 바울은 정치적인 세력과 공연히 마찰을 일으키고 싶어 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하늘의 시민권은 로마 제국과 차원을 달리하니까요. 예수님도 빌라도 법정에서 자신의 나라는 땅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쨌든지 오늘 본문에서 마가기자는 더러운 귀신을 ‘레기온’이라고 부르고 있네요. 그들은 숫자를 자랑하는 세력입니다. 고대나 지금이나 많은 숫자는 더러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고 큰 걸 자랑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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