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5일 혼인집에서 (5)

조회 수 1282 추천 수 36 2006.09.25 23:33:34
2006년 9월25일 혼인집에서 (5)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혼인 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때에 금식할 수 있느냐. 신랑과 함께 있을 동안에는 금식할 수 없느니라. (막 2:19)

왜 예수님은 금식 문제를 혼인집과 연결시키고 있을까요? 우리는 여기서 종교와 삶의 관계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습니다. 금식은 종교 형식이고 혼인은 삶의 내용입니다. 물론 형식은 그 안에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 하고, 그럴 경우에 의미가 있지만, 실제의 삶 앞에서는 늘 앞자리를 양보해야합니다. 금식은 그것 자체 안에 존재론적 근거가 없지만 혼인은 자체 안에 존재론적 근거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안식일을 위해서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 안식이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런 점에서 종교형식은 끊임없이 생명의 리얼리티로부터 비판받고 조명 받아야 합니다. 금식, 헌금, 예배는 독자적으로가 아니라 삶과의 연관성 속에서만 그 의미를 확보할 수 있겠지요. 종교 형식과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삶(생명)은 서로 구분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성찬예식은 분명히 하나의 형식이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해한 생명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빵과 포도주가 바로 신(神)의 몸이라는 인식이 그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이해하려면 물질, 영, 그리스도의 정체, 하나님에 대한 전이해가 필요합니다. 다른 모든 기독교의 형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지 금식으로 대표되는 종교형식이 혼인집의 축제로 대표되는 생명의 리얼리티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신랑과 함께 있을 동안에는 금식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혼인집의 잔치에 참여한 사람들은 지금 먹고 마시고 노래해야 합니다. 그러나 언젠가 금식해야 할 때가 온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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