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19년 12월15일, 대림절 3주
1) 찾으라- 지난 주일(12월5일) 설교 마지막 문장은 “찾는 자는 찾게 될 것입니다.”입니다. 이게 진리의 속성입니다. 저는 요즘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씀에 꽂혀있습니다. 예수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면 분명히 지금 여기서 그 하나님 나라를 찾을 수 있겠지요. 그게 무언지 조금씩 눈에 안개가 걷히듯이 저의 눈에 들어오고 있긴 합니다. 훗날 좀더 확연해지면 설명해보겠습니다.
2) 성경봉독- 이번 주일의 제1독서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이사야 35:1-10절이었습니다. 그 말씀을 봉독자가 읽을 때 제가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자 어떤 영감이 떠오르더군요. 7,8절에 ‘대로’가 나옵니다. 9절은 거기에 사자가 없고 사나운 짐승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구원받은 사람은 그런 대로를 다닐 수 있습니다. 인생살이에서 아무런 어려움을 만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그 어떤 재난도 사납지 않다는 뜻입니다. 인생살이에서 사자 같은 포식자를 만날까 전전긍긍하지 말고 하나님에게 가까이 가서 구속받은 자로 살아가는 게 최선입니다. 설교가 없어도 귀만 기울이면 성경봉독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경험될 겁니다. 성경봉독자의 역할이 아주 큽니다.
3) 강행군- 지난 주일은 대구 샘터교회의 자매 교회인 서울 샘터교회의 창립 11주년 기념 주일이자 교인총회가 열린 날입니다. 세월이 무상하게 흐르는군요. 저는 그곳에서 모든 모임이 끝나고 여의도 순복음 교회 앞에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 잔 후, 마포 중앙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고 싶었는데, 월요일이 휴관일이라 허탕을 치고 근처 카페에서 예레미야서를 읽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구내식당에서 4천5백원 짜리 정식을 먹고, 새물결 플러스 출판사에 가서 대표 김 목사를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출판사 주소가 바뀌었더군요. 그날 나온 귀한 책도 한 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예수의 부활』입니다. 무려 1,032쪽이나 되고 책값도 5만5천원이라고 하는군요. 출판사의 저력이 느껴지는군요. 이번 겨울에 꼼꼼히 읽어볼 생각입니다. 졸고 『목사 구원』은 출판사 일정이 꽉 차서 아무래도 내년 중반에나 나올 겁니다. 저녁 5시에 홍성사 저자 모임에 참석했다가 밤늦게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외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강행군이었네요. 몸살기가 없을 수 없겠지요.
4) 『설교단편』- 지난 일 년 동안 저의 설교에 귀를 기울여주신 분들을 위한 작은 선물로 만든 책이 『설교단편』입니다. 대구 샘터교회에서는 예배와 식사 후에 곧바로 동대구로 가는 바람에 교우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서울 샘터교회 교우들은 이구동성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고 말씀들을 하시네요. 처음에는 설교집으로 생각했다가 내용을 보니 신앙 에세이에 가깝고, 길이도 짧아서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고 하는군요. 제가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게 잘한 일 같습니다. 교우 중에서 아직 받지 못한 분들은 오는 주일에라도 받아가십시오.
5) 비빔밥- 오늘 식단은 오랜만에 비빔밥이었습니다. 각종 나물과 야채의 색깔, 모양, 향기, 식감, 그리고 씹히는 느낌이 황홀했습니다. 그런 황홀감을 느끼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약간의 흔적만으로라도 절감할 겁니다. 종류는 열 가지 이상으로 보입니다. 그 재료가 온 과정과 그걸 손으로 만드는 과정도 예술이겠지요.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추장과 간장 소스 중에서 저는 간장을 선택했습니다.
6) 이은혜 재즈 트리오- 오는 금요일 저녁 7시30분에 우리 교회 반주자 세 명 중의 한 분인 이은혜 집사의 연주회가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열립니다. 대구를 대표하는 재즈 트리오입니다. 이번에는 일전에 음원으로 발간한 찬송가 시리즈를 연주합니다. 재즈 트리오를 거쳐서 찬송가가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됩니다. 저도 몸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으면 송년 기념으로 집사람과 함께 다녀올 예정입니다.
7) 새 교우- 새로 등록한 교우가 오늘 친교 시간에 인사했습니다. 경남 함양에 사는 최*영 님입니다. 몇 달 전부터 이따금 참석했는데, 이번에 아예 등록하셨습니다. 원래는 1987년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분이십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교회에 천주교 신자들이 여러분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지금 거주지가 멀어서 자주 오기는 힘들겠지요.
8) 예배 참석인원: 89명, 헌금: 330,000원
아니요. <예수의 부활>이 큰 도움은 안 될 거 같습니다.
이유는 전개 방식과 내용이 너무 촘촘하고 방대해서
웬만한 사람은 그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쓰고 싶은 분에게는 필요한 책입니다.
저는 며칠 전에 쭉 훑어 봤습니다.
제 나이가 되면 차례만 봐도 대략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게 됩니다. ㅎㅎ
무슨 일을 하는 분인지 모르겠으나 모모 님에게는
제가 번역한 판넨베르크의 <사도신경해설>이나
그 책을 강독한 졸저 <판넨베르크의 사도신경해설> 강독에 나오는
부활 대목을 읽는 게 차라리 나을 겁니다.
아, 부활의 빛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비빔밥에서 느끼는 하나님 나라!
글을 읽으면서도 생명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예배 참석인원 89명에 헌금 33만원에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