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5월3일

조회 수 1520 추천 수 0 2020.05.03 20:23:01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53, 부활절 넷째 주일

 

1) - “집에서 떡을 떼며 오늘 설교의 핵심 구절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우리말 성경은 언어 감수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떡이 아니라 빵이지요. 빵이 낯설면 사실은 이라고 해야 합니다. 빵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떡이라고 번역했군요. 떡은 우리가 특별한 때 먹는 간식이지 주식은 아닙니다. 예수의 유월절 만찬과 초기 기독교의 성찬에서 사용된 빵은 특별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니 이라는 번역은 잘못된 겁니다. 어쨌든지 저는 성찬대 위에 놓인 빵이야말로 초기 기독교의 정체성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는 종교적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빵이라는 사물에 얽힌 생명의 역동성을 알아야만 창조주 하나님에게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사실은 빵만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일절 하나님의 창조 능력과 신비를 가리킵니다. 그런 세계를 아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2) 모이는 예배- 드디어 오는 주일인 510일부터 모이는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223일 주일부터 모이는 예배가 없었으니까 오늘로 열한 번째가 됩니다. 서로 너무 오랫동안 얼굴을 대하지 못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 교회를 오가는 시간도 절약되고, 예배 중에 가끔 한눈을 팔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불편한 점이 더 많을 겁니다. 일단 온라인으로는 예배를 드렸다는 실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기도를 드리고 찬송하는 느낌은 아주 특별한 겁니다. 어떤 가수의 노래를 유튜브로 듣는 거와 콘서트장에서 직접 듣는 차이를 생각하면 됩니다.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영상 통화하는 거와 직접 만나는 거를 비교하면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 페더러의 시합을 화면으로 보는 거와 직접 코트에서 보는 거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말이 길었네요. , 오는 주일부터 모이는 예배가 시작되니, 기대하십시오. 다만 아직도 거리 두기를 해야 하니 모든 교우가 한꺼번에 모일 수는 없습니다. 격주로 예배에 참석한다는 기준을 놓고 편한 날짜에 오시면 됩니다. 510일은 모이는 예배로 첫 주일이라 혼잡할지 모르니 아주 급하지 않은 분들은 한 주 건너서 오십시오. 마스크를 쓰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3) 운영위원 회의- 모이는 예배가 없을 때는 단톡방에서 운영위원 회의를 열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운영위원들이 모였습니다. 한 위원이 빠지고 다 모였습니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낸 것으로 보입니다. 위원장 정*진 장로가 기도하고 회의를 주도했습니다. 그 내용은 아마 교회 홈페이지와 교회 밴드에 올릴 겁니다. 발열을 확인하는 온도계를 비롯한 방역 물품 구매 등에 관한 제반 사항을 의논하고 업무를 분담했습니다. 책상과 의자 배치를 가능한 한 거리를 띄우는 방식으로 새롭게 했습니다. 오는 주일에 처음으로 와 보시는 분은 교회당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장면을 보게 될 겁니다. 일단 자리를 앞으로 당겨서 각각의 자리를 조금이라도 벌렸습니다. 설교단은 뒤로 물렸습니다. 우리 예배처소의 강단은 회중들이 앉는 자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넓습니다. 설교단이 뒤로 물러가도 전혀 어색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성찬식을 실행하게 될 때는 교우들이 강단에 올라와서 빵과 포도주를 받게 될 겁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간이 있는 운영위원들과 인근 칼국수 집에서 간단히 국수 한 그릇씩 먹고 헤어졌습니다. 운영위원들은 매 주일 교회에 나와야 하지 않을는지요.

 

4) 17- 무슨 숫자일지 궁금하시지요? 오늘 예배에 참석한 분들의 숫자입니다. 운영위원들이 참석했고, 모이는 예배에 필요한 물품을 가져온 교우, 주보 담당하신 교우 등등입니다. , 다섯 살 서윤이는 숫자에서 빠졌군요. 이런 정도 숫자만 모여도 예배 분위기가 살아났습니다. 설교자인 저 역시 현장에서 귀를 기울이는 교우들을 보니 뭔가 뿌듯한 기분이 전달되었습니다. 어떤 주일에는 저를 포함하여 네 사람이 예배드린 적도 있습니다. 아무리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으니 뭔가 비어 있는 듯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갑작스럽게 더 나빠지지 않는 한 최소한 오늘 정도의 분위기는 유지되지 않겠습니까.

 

5) 예배 위원- 510일 둘째 주일의 예배 위원을 다시 알려드립니다. 예배 준비 및 정리는 이찬수(안내) 현승용 이상배 신명선 고향선입니다. 예배 사회자는 류동규, 성경봉독자는 방성수, 반주는 심현지입니다. 반찬 준비와 설거지는 없습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나 식사 친교와 성찬식과 어린이 주일학교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5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종식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 단계로 넘어가겠다고 합니다. 오늘(53) 중앙재난대책본부의 브리핑 중에서 교회와 관련된 대목만 뽑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종교시설과 체육시설, 학원, 유흥시설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운영을 하되 지역의 방역 상황에 따라 지자체 재량으로 운영 자제와 같은 행정명령을 실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구샘터교회처럼 정부 시책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교회도 별로 많지 않아 보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행된 기간에는 일절 모이는 예배를 하지 않았거든요.

 

6) 전자 오르간- 아무개 부부 집사가 가정에서 사용하던 전자 오르간을 교회에 기증하여 오늘 오후에 설치했습니다. 오늘 이전 설치하고, 오르간 마이스터의 조율을 끝낸 전자 오르간 소리를 들으니 우리 교회당에 딱 맞는 소리를 내더군요. 회중석에 볼 때 강단 오른편에 설치했습니다. 그곳에 있던 물건은 왼편 공간으로 옮겼습니다. 사진으로나마 한 번 보십시오. 시야가 확 트여서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그 장면을 본 박 권사의 말이 예배당 분위기가 갑자기 고급스러워진 것 같습니다.”라고 하네요. , 가난한 교회는 조금만 달라져도 크게 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행복한 겁니다. 소리는 오리지널 파이프 오르간 못지않습니다. 저는 노래를 잘하지 못하고 악기도 잘 다루는 게 없지만, 귀는 예민한 편이라서 예배에 맞는 악기 소리가 뭔지는 분간할 줄 압니다. 우리 교회 예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게 분명하니, 기대하고 와 보십시오. 반주자들이 조금 일찍 와서 악기를 손에 익혀보기 바랍니다. 가능하면 예배 전에 어떤 곡을 연주하면 좋을지 선곡해놓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소요 시간은 대략 15분이면 좋을 듯한데, 반주자 형편에 따라서 하십시오.

    IMG_2850.JPG

    오르간을 이전 설치하고 조율하신 오르간 마이스터이십니다. 작업이 끝나고 돌아가는 분을 제가 붙잡아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이신데, 바쁜 주일에 불러서 죄송했습니다. 제가 교회에 있을 때 와달라고 부탁을 드렸거군요.

     IMG_2857.JPG  설교단을 안쪽으로 옮기고 전체 강단을 찍은 사진입니다. 원래 있던 설교단 위의 전등은 신*국 집사가 주중에 한번 들려서 옮겨 달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예배 때 설교단 뒤에 앉아 있게 될 겁니다. 아래는 뒤에서 찍은 전체 교회당 모습니다. 강단이 넓어져서 이전 모습과 달라보일 겁니다.

     IMG_2858.JPG


7) “볼레로”-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그동안 교회에 왔어도 숨죽이고 살짝 예배만 드린 채 쏜살같이 돌아갔는데, 오늘은 교회당 정리도 하고, 회의도 열고, 칼국수도 먹고, 오르간도 설치하고, 1층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 마셨습니다. 꽉 채운 하루였습니다. “MOOD” 카페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여전합니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지난 주일에도 주간일지에 적었지만, 음악이 클래식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제가 들어갔을 때 인상 깊었던 음악은 라벨의 볼레로였습니다. 카페 출입문 앞에 핀 꽃은 오늘도 화사했는데, 깜빡하고 사진으로 찍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봄비가 온종일 오락가락했습니다. 단비네요. 덕분에 주차장에 세웠던 카니발과 다른 교우의 차도 깨끗해졌습니다. 요즘 꽃가루가 지천입니다. 꽃가루 알레르기 있는 분들은 불편하시겠군요. ,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뀐 일상을 행복하게 보내십시오. 저도 잘 보내겠습니다.

 

8) 헌금: 1,470,000(통장 입금 5월3일 낮 1230분 기준)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profile

[레벨:17]Nomad

2020.05.03 22:11:53

8) 헌금: '~(~ 4월26일~)을 '~(~5월3일~)'로 수정부탁드립니다!
profile

[레벨:43]웃겨

2020.05.04 19:35:21

오랜만에 다시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참 감격스러울 듯 합니다.

담주에는 오르간 반주도 기대되구요.

대구샘터교회 예배실이 강의실 같군요. 책상이 있어서 편할 듯 해요.


어제는 예배시간에 봄비가 촉촉히 내렸어요.

예배 말미에 암환자를 위해 기도해 주실 때 

남편의 '아멘'소리가 유난히 크더군요.ㅎㅎ

감사했습니다.  

profile

[레벨:43]웃겨

2020.05.04 19:38:12

참, 예배를 인도하시는 분의 음성이

대구샘터교회 예배의 품격을 한층 더해주신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0.05.04 20:39:52

사회자가 서울 분인데다가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이라서 그런지

제가 옆에서 보기에도 예배 진행을 흠잡을 데 없이 잘 하십니다. 

웃겨 님의 말씀을 제가 정확하게 전달하겠습니다. 

그쪽 지역도 요즘 송화가루가 장난이 아니게 날리지요? 

오늘 앞 산을 보니 송화가루가 바람을 타고 연기처럼 피어오르더군요.

어디선가 불이 난줄 알았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예수 어록(326) 요 15:1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 2020-05-07
  • 조회 수 1091

15장 예수 어록(326) 요 15:1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요한복음서만의 특수한 전승인 예수 연설이 15장으로 이어진다. 정확하게는 요한복음 공동체의 신앙고백으로 읽는 게 옳다. 여기서도 하나님은 아버지로 불린다. 하나님은 예수에게 “내 아버지”이다. 우리에게 하나님은 “내 아버지”가 아니라 “예수의 아버지”이다. 우리도 하나님이 아들이기에 하나님을 “내 아버지”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예수의 경우와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예수를 통해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면 예수는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이...

예수 어록(325) 요 14:31 일어나라 여기를 떠나자 하시니라.

  • 2020-05-06
  • 조회 수 957

예수 어록(325) 요 14:31 오직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과 아버지께서 명하신 대로 행하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 함이로라 일어나라 여기를 떠나자 하시니라. 예수는 “세상의 임금”과의 경쟁에 관심이 없었다는 점은 앞에서 짚었다. 예수의 관심은 가까이 온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과 아버지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었다.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말은 가까이 온 하나님 나라에 집중하고, 그 나라를 선포한다는 뜻이다. 그 하나님 나라는 세상 나라와 여러 차원에서 대립했다. ...

예수 어록(324) 요 14:30 그는 내게 관계할 것이 없으니

  • 2020-05-05
  • 조회 수 1053

예수 어록(324) 요 14:30 이 후에는 내가 너희와 말을 많이 하지 아니하리니 이 세상의 임금이 오겠음이라 그러나 그는 내게 관계할 것이 없으니 “세상의 임금”은 기독교인들을 박해할 세상 권력자다. 로마 시대에 기독교가 어떤 수난을 당했는지는 역사에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되었다. 교회와 세속권력과의 관계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관계 정상화가 일어난 시기는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였다. 그는 313년 2월 밀라노 칙령을 선포하여 기독교를 합법화했다. 기독교만이 아니라 로마 제국 안에서 모든 종교의 자유를 허락한 것이지만...

예수 어록(323) 요 14:29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

  • 2020-05-04
  • 조회 수 1045

예수 어록(323) 요 14:29 이제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에게 말한 것은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 예수의 제자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예수에게 일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서 자신들의 처지가 어떻게 전개될지 몰랐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운명에 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 운명은 십자가 죽음과 부활과 승천이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 놀라지 말고 믿게 하려고 설명한 것이다. 믿음이 이처럼 어려운 사건이라는 뜻이다. 믿음 자체가 기적이라면 기적이다. 생명의 길이 어찌 쉽게 눈에 들어오겠는가. 정확...

주간일지 5월3일 file [4]

  • 2020-05-03
  • 조회 수 1520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5월3일, 부활절 넷째 주일 1) 빵- “집에서 떡을 떼며 … ” 오늘 설교의 핵심 구절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우리말 성경은 언어 감수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떡이 아니라 빵이지요. 빵이 낯설면 사실은 ‘밥’이라고 해야 합니다. 빵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떡이라고 번역했군요. 떡은 우리가 특별한 때 먹는 간식이지 주식은 아닙니다. 예수의 유월절 만찬과 초기 기독교의 성찬에서 사용된 빵은 특별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니 “떡”이라는 번역은 잘못된 겁니다. 어쨌든지 저는 성찬대 위에 놓인 빵이야말...

예수 어록(322) 요 14:28 나를 사랑하였더라면 내가 아버지께로 감을 기뻐하였으리라

  • 2020-05-02
  • 조회 수 1253

예수 어록(322) 요 14:28 내가 갔다가 너희에게로 온다 하는 말을 너희가 들었나니 나를 사랑하였더라면 내가 아버지께로 감을 기뻐하였으리라 아버지는 나보다 크심이라. 예수 제자들은 예수가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로 인해서 근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예수는 오히려 제자들이 그 사실을 기뻐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전제 조건은 제자들의 예수 사랑이다. 예수를 사랑하는 사람은 예수의 존재론적 근원이 어디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비유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동네 아이들이 어울려서 먼 나라로 여행을 왔다. 그들...

예수 어록(321) 요 14:27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 2020-05-01
  • 조회 수 1127

예수 어록(321) 요 14:27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예수는 당신이 평안을 제자들에게 준다고 약속했다. 평안은 헬라어 ‘에이레네’의 번역이다. 마 5:9절의 “화평하게 하는 자”(peace maker)를 가리키는 헬라어의 어근도 ‘에이레네’다. 눅 2:1절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 문장에 나오는 평화 역시 ‘에이레네’의 번역이다. 고전 1:3절의 “하나님 우리 ...

예수 어록(320) 요 14:26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 2020-04-30
  • 조회 수 1287

예수 어록(320) 요 14:26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 보혜사 성령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생각나게 한다는 말이 실제로 무슨 뜻인지 확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뭔가 현실과 동떨어진 신비처럼 말이다. 세상의 궁극적인 것은 손에 잡혀야만 확인되는 게 아니다. 노자와 장자가 말하는 도(道)가 어디 손에 잡히는가. 누구도 성령을 실증의 방식으로 말하지는 못한다. 성령은 인간의 계량적 사고에서 벗어나기에 준비된 사람만 인식...

예수 어록(319) 요 14:25 내가 아직 너희와 함께 있어서

  • 2020-04-29
  • 조회 수 826

예수 어록(319) 요 14:25 내가 아직 너희와 함께 있어서 이 말을 너희에게 하였거니와 예수는 곧 제자들 곁을 떠나겠지만 ‘아직’(yet)은 제자들과 함께한다. ‘아직’이라는 부사가 가리키는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리킨다. 아직 우리는 지금의 생명을 누리는 중이다.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생명을 충만하게 누릴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이 가르쳐준 방식은 너무 단조로워서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평생 설교자로 산 나는 요즘 이와 관계해서 두 가지 점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 한 가지는 지금 여기서 대면하는...

예수 어록(318) 요 14:24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니라.

  • 2020-04-28
  • 조회 수 914

예수 어록(318) 요 14:24 나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니라. 예수의 발언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라고 요한복음 기자는 전한다. 예수가 요한복음이 전하는 워딩 그대로 발언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 비슷한 뉘앙스로 발언했을 개연성은 높다. 앞에서 말했겠지만, 시인들은 자기가 시를 썼다고 말하지 않고 언어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고 표현한다. 그런 시인의 발언을 거짓말이라고...

예수 어록(317) 요 14:23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 2020-04-27
  • 조회 수 980

예수 어록(317) 요 14:23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 ”라는 문장은 이미 15절에 언급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문장은 여러 번 나왔다. 예수를 사랑하는 것과 예수 말씀을 지키는 일이 제자들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요한복음이 강조한다. 요한복음의 마지막 단락인 21장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부활의 예수는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질문과 “내 양을 먹이라.”라는 명령을 세 ...

주간일지 4월26일 file [1]

  • 2020-04-26
  • 조회 수 1619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4월26일, 부활절 셋째 주일 1) 눈이 밝아짐- 한 제자의 이름이 ‘글로바’라 불리는 두 제자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다가 부활의 예수를 만났다는 특별한 이야기를 오늘 설교의 본문으로 읽었습니다. 누가복음 기자는 이야기를 담백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방식으로 이끌어갔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이 밀려옵니다. 제자들의 눈이 밝아져서 부활의 주를 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눈이 밝아졌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우리에게 잘 통하는 말로 바꾸면 영적인 ...

예수 어록(316) 요 14:21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 2020-04-25
  • 조회 수 1031

예수 어록(316) 요 14:21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서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 기독교 신앙에서 핵심은 예수와의 일치다. 다른 말로는 예수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앞 구절인 20절에 언급된 내용이 이를 가리킨다. 예수 안에 존재한다는 것은 예수의 계명을 지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21절이 말하는 내용이다. 21절의 논리를 다시 차례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예수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예수를 사랑하는 자다. 예수를 자랑하는...

예수 어록(315) 요 14:20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 2020-04-24
  • 조회 수 951

예수 어록(315) 요 14:20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 19절 후반부에 예수는 “살아있고” 제자들도 “살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예수는 곧 죽는다는 사실이 분명하기에 “살아있다.”라는 말은 일단 뭔가 이상하다. 이제 20절이 이것을 설명한다. 여기서 살아있다는 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살아있다는 말과 뜻이 다르다. 생명의 근원과 접속되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다. 생명의 근원은 당연히 하나님이다. 이에 대한 성서적이고 신앙적인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기...

예수 어록(314) 요 14:19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로되

  • 2020-04-23
  • 조회 수 798

예수 어록(314) 요 14:19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로되 너희는 나를 보리니 이는 내가 살아있고 너희도 살아있겠음이라. 예수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예수 당신도 알며, 제자들도 안다. 세상은 다시 예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서의 예수 생명은 끝장나기 때문이다. 세상의 생명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방식의 삶이다. 하루에 두 끼나 세 끼를 먹고 숨을 쉬어야 우리의 몸이 유지된다. 자식을 낳고 키워야 하고, 먹고살 만한 수입을 얻으려면 노동해야 한다. 예수도 삼십삼 년을 세상...

예수 어록(313) 요 14:18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 2020-04-22
  • 조회 수 1536

예수 어록(313) 요 14:18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예수와 제자들의 관계는 특별하다. 제자들은 예수의 부르심에 자신의 운명을 걸었다. 예수 이전의 삶을 포기한 것이다. 제자들에게 예수의 십자가 죽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사건이었다. 부모를 여읜 고아가 된 것이다. 고아는 시설에 들어가든지 입양되지 않으면 생존이 위태롭다. 예수는 제자들의 영적 실존을 알고 있었기에 제자들에게 다시 온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오늘 우리에게도 해당한다. 이 사실을 아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고아...

예수 어록(312) 요 14:17 그는 진리의 영이라

  • 2020-04-21
  • 조회 수 1601

예수 어록(312) 요 14:17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파라클레토스”는 진리의 영이라고 했다. 진리의 영이라는 표현이 기독교 신앙을 이해하는 데 정말 중요하다. 오해도 많다는 의미이다. 진리의 영을 이해하려면 진리(알레테이아)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한다. 진리라는 단어 자체는 어렵지 않다. 진리는 참된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무엇이 참된 것인지, 참되다는 기준은 무...

예수 어록(311) 요 14:16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 2020-04-20
  • 조회 수 925

예수 어록(311) 요 14:16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보혜사”라는 특이한 단어가 나왔다. 헬라어 “파라클레토스”의 번역이다. 루터 성경의 파라클레토스 단어에는 위로하는 자, 또는 대신 기도해주는 자라는 각주가 달렸다. 우리말 성경의 보혜사(保惠師)는 지켜주고 은혜를 베풀 스승이라는 뜻이다. 뜻은 좋은데 낱말 자체의 어감은 편하게 와닿지 않는다. 요즘 이런 단어를 쓰는 사람은 없다. 차라리 위로자라고 번역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우리 기독교...

주간일지 4월19일 file [6]

  • 2020-04-19
  • 조회 수 1194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4월19일, 부활절 둘째 주일 1) 도마 이야기- 사도 도마는 의심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며칠 전에 죽었던 예수를 “보았다.”라는 제자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물론 믿을 수도 있긴 합니다.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을 모두 포기할 때만 가능합니다. 요한복음 기자는 도마를 비판하기 위해서 그를 오늘 본문의 주인공으로 삼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칭찬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는 예수를 직접 목격한 사람과 보지 못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으니...

예수 어록(310) 요 14:15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

  • 2020-04-18
  • 조회 수 1074

예수 어록(310) 요 14:15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 예수를 “사랑하면” 당연히 예수의 “계명”을 지키게 된다. 여기서 계명은 앞에서 새 계명이라고 언급된 “서로 사랑”(요 13:34)이다. 예수 사랑이 사랑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예수를 사랑한다는 말은 예수에게서 사랑받았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사랑받은 자만이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단지 어떤 이를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다. 감정은 사랑의 능력에 뒤따르는 현상이지 사랑의 능력 자체는 아니다. 사랑은 삶의 능력이다. 예를 들어 바람을 통해서 삶...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