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10월4일

조회 수 1519 추천 수 0 2020.10.05 21:32:56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927, 창조절 5

 

1) 경쾌한 유랑- 이재무 시인의 시집 <경쾌한 유랑>의 제호인 시 경쾌한 유랑을 읽겠습니다. 아침 산책길에서 본 참새를 통해 본연의 삶을 노래하는 것처럼 읽힙니다. 마지막 줄에 나오는 어질고 환하고 눈부시다는 시구가 정말 눈부시군요. 우리가 주님 안에서 경쾌한 유랑자처럼 살았으면.

 

새벽 공원 산책 길에서 참새 무리를 만나다

저들은 떼 지어 다니면서 대오 짓지 않고

따로 놀며 생업에 분주하다

스타카토 놀이 속에 노동이 있다

, 경쾌한 유랑의 족속들은

농업 부족의 일원으로 살았던

텃새 시절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가는 발목 튀는 공처럼 맨땅 뛰어다니며

금세 휘발되는 음표 통통통 마구 찍어대는

저 가볍고 날렵한 동작들은

잠 다 빠져나가지 못한 부은 몸을,

순간 들것이 되어 가볍게 들어 올린다

수다의 꽃피우며 검은 부리로 쉴 새 없이

일용할 양식 쪼아대는,

근면한 황족의 회백과 다갈색 빛깔 속에는

푸른 피가 유전하고 있을 것이다

새벽 공원 산책 길에서 만난,

발랄 상쾌한 살림 어질고 환하고 눈부시다.

 

2) 배설물오늘(104) 설교 본문에 배설물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바울은 부활의 예수를 만나기 전에 자랑으로 여겼던 율법 중심의 삶을 더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배설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율법의 의는 사람의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삶입니다. 그걸 배설물로 여긴다는 바울의 진술은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합니다. 저도 설교하면서 그런 오해를 어떻게 불식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습니다. 배설물로 여긴다고 해서 율법의 의를 부정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율법이 없으면 삶도 없습니다. 우리의 가치 있는 삶은 율법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나타납니다. 그 율법의 삶이 자기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떨어질 때 문제가 일어납니다. 율법에 매달리지 않되 그것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요. 하나님의 의가 율법의 삶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게, 즉 율법과 복음의 변증법적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한 최선의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독교인이 이런 긴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예수 그리스도에게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을 향해서 달려가야 합니다. 바울처럼.

 

3) 예배 유튜브- 우리 교회 예배는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됩니다. 방송 기기를 설치한 뒤로는 안정적으로 방송됩니다. 여기에 관계된 교우들에게 다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유튜브에서 대구샘터교회채널을 구독하신 분들은 라이브 방송을 제시간에 맞춰서 접속할 수 있습니다. 그 파일이 자동으로 뜹니다. 그런데 라이브 방송이 끝나고 그 파일이 교회 채널로 업로드되기 전까지는 유튜브 찾기에서 거기에 해당하는 파일 이름을 정확하게, 예를 들어 이번 주일의 파일을 찾으려면 대구샘터교회 104을 쳐야 합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그 파일은 대구샘터교회채널에 업로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7,8시간 지나면 업로드됩니다. 지난 모든 파일은 교회 채널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이렇게 우리 앞에 펼쳐지리라는 건 일반인들은 20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동영상 예배를 라이브로 접속할 수 있으니, 교회론에 대한 이해도 앞으로 크게 달라질 겁니다.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고칠 부분이 눈에 뜨이면 의견을 주십시오.

 

4) 자리 재배치- 오늘부터 자리 배치가 새로워졌습니다. 교우들이 앉는 자리가 아닌 줄은 책상을 겹쳐놓았습니다. 어디에 앉을지 줄을 세지 않아도 저절로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앉는 자리의 공간도 더 넓어졌습니다. 한번 보세요. 제가 예배 시작 전에 강단에서 내려다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 예배처소가 다 좋은데, 천장 높이가 아쉽군요. 1만 높아도 예배 분위기가 더 살아나고, 유튜브 방송 화면도 더 잘 잡힐 겁니다. 그런 아쉬운 것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겠지요. 현재 모습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IMG_3220[1].JPG

 

5) 재정보고- 9월 재정보고입니다. 전체로 보면 소규모 재정이지만 우리 교회 살림살이로는 별로 쪼들리지 않는 재정입니다. 교인들은 헌금에서 대부분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 재정을 외면하지도 않습니다. 헌금을 누가 많이 하는지, 적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헌금을 전혀 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도 불편하지 않게 교회에 나올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헌금은 월정헌금으로 통일했습니다. 그 외의 헌금은 일절 없습니다.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리 교회만의 재정 방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불편하지 않게, 시끄럽지 않게.

수 입

지 출

헌금

1

2,050,000

예배부

50,000

주보인쇄(렌탈비)

2

610,000

교육문화부

0

 

3

2,010,000

봉사 경조부

500,000

명절사례(목사, 반주자 2)

4

1,960,000

나눔선교부

1,650,000

정기후원(15, 단체 및 개인)

5

 

어린이청소년부

 

 

6,630,000

사무관리부

1,473,958

예배처소 임차료 외

기타

예금이자

 

재정부

3,210,500

목사 사례비(22십만), 퇴직적립, 일반적립 외

합 계

6,630,000

합계

6,884,458

9월 잔액 (-254,458)

전기이월

8,328,504

차기이월

8,074,046

총계

14,958,504

총계

14,958,504


6)
이모저모- *윤 권사가 딸 산후 도우미 역할로 당분간 멀리 출타합니다. 아이를 세 명이나 낳아 잘 키운 전문가이시니 도우미 역할도 전문가답게 잘하고 돌아오시겠지요. 남편인 정*모 장로는 이제 H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년이 다가오는군요. 실제 베이스 기타 연주자로 오래 활동했고, 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여기저기 잡지에 글을 쓰면서 재즈 음악 평론가로 활동하던 이*희 집사가 경산에 있는 Y 대학교 출판부에 편집 직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딸 서윤이가 엄마, 아빠 없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겠군요. 우리 교회에 현재 수능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있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학생들도 몇 명 있습니다. 모두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연로한 부모님 건강으로 걱정하는 교우들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에서 주로 어머님들이 노환으로 고생하십니다. 고향 집에 머무는 분도 있고, 양로원에 들어간 분들도 있습니다. 힘을 내십시오.

 

7) 헌금: 101주차(104) 2,630,000(오프 180,000/ 2,450,000/ 등록 교인 외- *)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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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10월25일, 창조절 8주 1) 산티아고- 집에 돌아가서 유튜브 예배를 확인해보니 이번 설교 시간이 39분이나 됐습니다. 보통은 30-35분입니다. 25-30분 사이가 적당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길었습니다. 설교를 자세하게 들어보니 사족이 여러 번 들어갔습니다.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그랬겠지만, 그런 건 과감하게 생략하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는 절제해야겠습니다. 설교에서 예를 들면서 ‘로망’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두 번이나 그랬습니다. 그중의 한 번...

원당일기(94)- 마늘과 고추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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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바로 아래는 이장이 어머니와 둘이 사는 빨강 기와집입니다. 그 집 왼편으로는 500평 가까운 밭이 있습니다. 이장 집과 밭 사이의 길이 있습니다. 좁은 길이기는 하나 택배 트럭이 다닐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수년 전까지 그 밭에는 단풍나무 묘목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묘목을 심을 때부터 다 자라서 옮겨갈 때까지 제가 다 봤습니다. 거기서 두 그루를 우리 집 창문 앞에 심었습니다. 요즘은 그 밭에 겨울에는 양파나 마늘, 여름에는 고추를 심습니다. (양파와 마늘 이파리를 구분할 줄 아시는 분이 많지 않겠지요.) 다른 마을...

원당일기(93)- 대추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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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집 뜨락에 대추나무가 세 그루 있습니다. 제가 묘목을 사서 심은 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원래부터 있던 나무입니다. 세 그루가 비탈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 그루만 제가 옮겨왔습니다. 그 친구를 다시 두세 번 옮겨 심은 탓에 성장 속도가 늦습니다. 거의 죽을 뻔했습니다. 다른 두 그루는 저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가 작년부터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라는 위치가 아주 애매합니다. 그 친구들까지 제가 돌볼 여력이 없습니다.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만 세워주었습니다. 그들의 생사는 하늘에 달려 있겠지요. ...

원당일기(92)- 유튜브 추천 채널 file [4]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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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하지 않습니다. 유튜브에는 관심이 생겼습니다. 설교 파일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을 3-4년 전에 듣기는 했으나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다가 언제부턴가 쓰임새가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매일 들어갑니다. 저의 설교나 강독 파일을 자주 올립니다. 새로 생성되는 파일만이 아니라 대구성서아카데미에 있는 이전의 파일을 다 옮기려면 세월이 많이 걸릴 겁니다. 시간 나는 대로 조금씩 작업합니다. 오늘은 2014년 이후 설교 파일을 저의 채널 “설교” 목록으로 분류했습니다. 지금 확인해보니 310개 ...

원당일기(91)- 우체국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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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북안 우체국에 종종 들렸는데, 요즘은 이따금 들립니다. 시골 우체국의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부는 대략 20평쯤으로 보입니다. 작은 창고처럼 생긴 부속 사무실은 빼고 보면 그렇습니다. 근무자는 세 사람입니다. 한 분은 국장으로 안쪽에 앉아 있고, 다른 두 분은 각각 우편 업무와 금융 업무를 맡습니다. 친절합니다. 국장은 여성으로 50대 중반으로 보이고, 우편 업무를 맡은 분은 남성으로 40대 중반, 금융 업무를 맡은 분은 여성으로 40대 중반으로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앞이 금융 창구이고, 왼편이 우편 ...

주간일지 10월18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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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10월18일, 창조절 7주 1) 하나님 부재- 모세의 인생 여정에서 호렙산은 소명 받은 장소로, 시내산은 율법을 받은 장소로 유명합니다. 참고로 느보산은 모세의 죽음과 관련됩니다. 오늘 설교 본문은 시내산에서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설교 중에 저는 모세에게 “하나님 부재” 경험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세가 “하나님은 안 계셔.”라고 노골적으로 말한 건 아닙니다. 그는 은총의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은총의 증거가 눈앞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 말이 곧 하나님 부재 경험입니다. 모...

원당일기(90)- 원당과 뉴델리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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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서 제가 원당이라는 촌구석에 살아도 멀리 떨어진 이들과의 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는 지구촌에서 이웃으로 삽니다. 이로 인해서 벌어지는 문제 역시 한둘이 아닙니다. 무분별한 세계화가 문제이지 소통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원당에서 올리는 글과 파일을 인도 뉴델리에서도 같은 시간대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은 거기에 지나치게 매몰되지만 않는다면 좋은 점이 훨씬 많습니다. 감리교의 태두인 존 웨슬리는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인터넷 ...

원당일기(89)- 길고양이 file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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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바로 왼편으로 비교적 큰 창문이 있습니다. 그 창문으로 아침 해와 저녁에는 달을 보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걸 봅니다. 마당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늦은 오후에 고양이 두 마리가 뛰놀더군요. 귀여운 친구들입니다. 자주 오는 고양이라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가 작은 벌레를 발로 건드리면서 노는 겁니다. 제가 벌레라고 생각했던 물체는 벌레가 아니라 쥐 새끼였습니다. 정말 작더군요. 고양이가 당장 앞발로 때리거나 물어뜯지는 않고, 그냥 따라가...

원당일기(88)- 맨발 걷기 file [4]

  •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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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부터 햇살이 포근했습니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기온이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오후에 마당에 나가서 아주 할 일이 없는 사람처럼 어슬렁거렸습니다. 지나가는 누군가 봤으면 뭐 하는 사람인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정성을 기울여 주보 초고를 완성하고 잠시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잔디를 비추는 햇살을 보자 어린아이처럼 맨발로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신발을 신기 시작한 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끔 문명과 담을 쌓고 사는 이들이 다큐로 찍힐 때 가장 궁금한 ...

원당일기(87)- 분리수거 file [4]

  • 2020-10-14
  • 조회 수 2872

오늘 수요 성경공부 녹화 파일을 유튜브에 올리고 집안 정리를 했습니다.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거실(이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으나)에 있는 작은 책장을 옮기는 작업입니다. 7년 전 이사 올 때 대충 놓았던 것을, 다른 계획도 있고 해서, 옮긴 겁니다. 아직 큰 책장을 두 개 더 옮겨야 합니다. 아니군요. 훨씬 많은 책장을 이리저리 옮겨야겠습니다. 책이 너무 무거워요. 우선 책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분리수거 작업입니다. 이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 집에는 택배가 많이 오는 편이기에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 ...

원당일기(86)- 벼 file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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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벼가 한창 무르익는 중입니다. 벼는 나락이라고도 불립니다. 우리 집에서 영천 중심부나 대구, 또는 경주로 나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도로가 “돌할매로”입니다. 그 길을 따라서 나가면서 보면 돌할매로 왼편은 논이고, 오른편은 마을, 공용주차장, 작은 공원 등입니다. 요즘 그 돌할매로를 따라서 흐르는 개천을 대대적으로 확장 정리 공사를 하는 중입니다. 개천 둑을 새로 쌓으면서 산책길도 내는 듯이 보입니다. 완공되면 소개하겠습니다. 어제 찍은 아래 사진은 그 돌할매로 옆 논에서 자라는 나락입니다. 그야...

주간일지 10월11일 file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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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10월11일, 창조절 6주 1) 천사- 설교에서 임금이 베푼 잔치에 들어간 사람들이 얻은 행운을 설명하는 중에 천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천사를 경험하면서 인생을 살고 싶으나 그게 잘 안 되는 분들은 예배 후에 개인적으로 오면 설명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도 저를 찾아오지 않아서 여기서 간단히 말씀드릴까 합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천사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인생을 잔치로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 잔치가 곧 “임박한 하나님 나라”입니다. 저의 집 바로 옆에...

원당일기(85)- 소각로 file [2]

  •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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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살면 불편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저처럼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은 살만한 곳이 아닙니다. 다만 지저분해도 괜찮다고만 생각하면 그런대로 살만합니다. 불편한 일의 하나는 마당에서 나오는 나무와 풀을 처리하는 일입니다. 나무가 몇 그루 되지 않아도 매년 전지를 해야 하고, 잔디를 비롯하여 여러 잡풀도 많이 나옵니다. 땅이 생산능력은 대단합니다. 부지런하면 그걸로 퇴비를 만들 수 있겠으나 저로서는 불감당입니다. 태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렇게나 태울 수도 없습니다. 집이 산비탈에 있어요. 자칫 산불로 번지면 ...

원당일기(84)- 달, 구름 file

  • 2020-10-08
  • 조회 수 2652

달의 지름은 지구 지름의 반의반입니다. 지구 지름이 1m라면 달은 25㎝입니다. 넓이로 보거나 부피로 보면 훨씬 큰 차이가 납니다. 달에서 보는 지구는 무지하게 클 겁니다. 그런 지구가 달을 환히 밝혀준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지금 우리가 지구에서 보는 보름달보다 네 배나, 아니 지름이 아니라 넓이로 봐야 하니까 8배는 밝을 테니까요. 지구와 달의 관계도 신비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태양계만 벗어나면 지구는 초라한 행성으로 떨어집니다. 은하계를 벗어나면 지구는 바닷가의 모래 한 알에 불과하겠지요. 푸르고 희미한 한 점입...

원당일기(83)- 구름 file

  • 2020-10-07
  • 조회 수 1332

지구에 나타나는 물리적 현상 중의 하나가 구름입니다. 달이나 다른 행성에 구름이 있다는 말은 제가 듣지 못했습니다.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겠으나 지구처럼 활발한 구름 활동은 별로 없을 겁니다. 행성이나 위성에는 물이 없거나 조금 있다고 하더라도 아주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지구 표면의 3분의 2가 바다이고, 대기층도 두껍습니다. 늘 구름이 만들어지고 비가 내리고 대류가 구름과 비를 몰고 다닙니다. 마술 같은 일이 지구에서는 매일, 매 순간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아래는 오늘 오전 7시 즈음에 서재 창문으로 찍은 하...

원당일기(82)- 민들레 file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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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너무 흔한 꽃이라서 이름만 듣고 지나쳐버릴 겁니다. 맞습니다. 심지 않았는데도 마당에 가장 흔하게 피는 꽃은 토끼풀과 민들레입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피기도 합니다. 어디 매혹적으로 예쁜 구석이 없어서 아무데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꽃입니다. 그래도 민들레는 우리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봐주지 않아도 필 때는 피고 질 때는 집니다. 자존감이 하늘을 찌릅니다. 어제 오후 우리집 마당에서 형제처럼 두 친구가 고개를 쏘옥 내밀었습니다. 요즘은 하루만에 집니다. 자기 계절이 아니라서 키도 작습니다....

주간일지 10월4일 file

  • 2020-10-05
  • 조회 수 1519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9월27일, 창조절 5주 1) 경쾌한 유랑- 이재무 시인의 시집 <경쾌한 유랑>의 제호인 시 “경쾌한 유랑”을 읽겠습니다. 아침 산책길에서 본 참새를 통해 본연의 삶을 노래하는 것처럼 읽힙니다. 마지막 줄에 나오는 “어질고 환하고 눈부시다”는 시구가 정말 눈부시군요. 우리가 주님 안에서 경쾌한 유랑자처럼 살았으면. 새벽 공원 산책 길에서 참새 무리를 만나다 저들은 떼 지어 다니면서 대오 짓지 않고 따로 놀며 생업에 분주하다 스타카토 놀이 속에 노동이 있다 저, 경쾌한 유랑의 ...

원당일기(81)- 표지판 file

  • 2020-10-03
  • 조회 수 1162

제가 사는 영천시 북안면은 영천시의 남동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영천시 중심지로 들어가려면 몇 군데 갈림길을 거쳐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 주남 사거리입니다. 사실은 사거리가 아니라 삼거리입니다. 인터넷 지도에서 그 지역을 캡처했습니다. 보세요. 탄약창으로 난 길까지 포함해서 사거리라고 부릅니다. (영천에 탄약창이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쪽으로는 군용차 외에는 통행하는 차도 없으니 삼거리로 처리하는 게 맞는데, 굳이 사거리로 만들어서 신호등 앞에서 지체하는 시간만 늘어났습니다. 테니스장으로 가...

원당일기(80)- 억새 file

  • 2020-10-02
  • 조회 수 1037

시골에서 지내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자연의 모든 게 아름답지만 주변 상황과 맞아떨어지면 더 강렬하게 들어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도시에 살아도 그런 경험이 가능할 겁니다. 도시는 인위적인 성격이라면 시골은 자연스러운 성격이 큽니다. 아래 사진으로 올리는 억새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햇빛 각도에 따라서 느낌이 늘 다릅니다. 저걸 일부러 만들어내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플라스틱을 재료로 만들 수는 있겠으나 모조품의 수준을 벗어나기는 힘들겠지요. 원당을 빠져나가 하양에서 ...

원당일기(79)- 추석 file

  • 2020-10-01
  • 조회 수 2460

추석 연휴를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이런 축제 때는 외로움을 더 느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문하는 가족 없이 요양원에서 지내는 분들이 대표적입니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요양원은 외부인 방문이 금지되었습니다. 오늘 잠시 처가에 들렸을 때 가까운 사람이 요양원에서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장모님에게서 들었습니다. 요양원만이 아니라 시골에 사는 분들도 외롭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면 도시에 살아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올해 추석이 더 힘들었을 겁니다. 전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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