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10월25일

조회 수 2836 추천 수 0 2020.10.26 14:30:16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1025, 창조절 8

 

1) 산티아고- 집에 돌아가서 유튜브 예배를 확인해보니 이번 설교 시간이 39분이나 됐습니다. 보통은 30-35분입니다. 25-30분 사이가 적당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길었습니다. 설교를 자세하게 들어보니 사족이 여러 번 들어갔습니다.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그랬겠지만, 그런 건 과감하게 생략하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는 절제해야겠습니다. 설교에서 예를 들면서 로망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두 번이나 그랬습니다. 그중의 한 번은 산티아고 순례입니다. 설교 시간에 순례에 관해서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특징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순례길을 잘 가려면 몸이 가벼워야 합니다. 둘째, 모든 순례자의 조건은 똑같습니다. 순례에 나선 사람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똑같은 식당에서 비슷한 식사를 하고, 비슷한 잠자리에 듭니다. 우리의 인생이 산티아고 순례라는 사실을 정확히 안다면 훨씬 더 자유로워지고, 따라서 삶이 견고해질 겁니다. 우선 목사인 저부터 순례자로서의 영성에 더 가까이 가야겠습니다.

 

2) 코로나19 이후 교회-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역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더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현안은 일단 코로나19입니다. 이로 인해서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일들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세계 여행도 힘들고, 프로 스포츠나 음악 콘서트 등도 힘듭니다. 도시화에 제동이 걸릴 겁니다. 교회 활동도 똑같은 운명에 떨어졌습니다. 거대한 교회당 건물과 부속 건물들은 활용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허물라, 사흘 만에 다시 짓겠다는 예수의 발언이 떠오릅니다. 비대면과 거리두기를 교회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의 영성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는 겁니다. 비대면과 거리두기의 틀 안에서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가 신학적으로 풀어야 할 근본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대구샘터교회는 이런 변화된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이 앞으로 계속되면 교인들끼리의 결속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필연입니다.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고 일단은 예배를 예배답게 드리는 교회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합시다.

 

3) prayer for peace- 현장예배나 온라인예배에 일찍 오신 분들은 피아노 찬송가 변주곡을 들었을 겁니다. 지금도 유튜브 예배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혜 집사의 새로운 음반에 나온 곡입니다. 예배 전에 종종 틀어도 괜찮게 들릴만한 은혜로운 연주였습니다. 저도 집에 돌아와서 유튜브로 들었습니다. 영혼의 울림이 컸습니다. 앞으로 종종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 링크해 놓을 테니 관심 있는 분들은 들어가 보십시오. https://www.youtube.com/watch?v=VJHadv24vBA 화면에 찬송가 제목이 나옵니다. 피아노 소리가 이렇게 자연스럽고 부드럽다는 걸 절감하실 겁니다.

 

4) 어린이 청소년- 광고 시간에 어린이청소년부 회원들의 이름을 거명했습니다. 진혁이, 민하, 서윤이입니다. 진혁이는 중3이니 내년에는 고등학교로 진학해야겠네요. 민하는 중1입니다. 한창 사춘기를 지내고 있겠군요. 서윤이는 6살입니다. 요즘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아빠 엄마를 따라서 현장예배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예배 끝나고 보니 예희도 왔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앉아있어서 예배 중에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3입니다. 플루트를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플루트를 전공할지 그냥 취미로 할지를 고민하는 중입니다. 우리 교회에는 교육 전담 교역자가 없어서 어린이청소년부 회원들에게 얼마나 미안한지 모르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전담 교역자가 있는 교회도 어린이, 중고생 교육을 원활하게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5) 반려묘 가출 사건- *예 집사가 집에서 가족처럼 키우던 고양이가 1018일에 가출했다는 소식은 지난 주일의 주간일지에 실렸습니다. 본인들이 아무리 찾아도 해결할 수 없자 고양이 탐정을 불렀다고 합니다. 고양이 탐정이 이틀 만에 컨테이너 아래에 숨어있는 고양이(이름 밤비’)를 발견했고, 정 집사가 달려가서 끌어냈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숨어있던 컨테이너는 동네 근처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곳이라서 빨리 찾지 못했나 봅니다. 그래도 이틀 만에 찾았으니 다행입니다. 남편 이*영 교우가 찾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다시 찾은 고양이를 씻기고 먹이고 재우면서 극진히 돌봤습니다. 한쪽 다리를 절어서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갈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혹시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잃는 일이 생기면 정 집사에게 연락해보십시오. 도움이 되는 팁을 드릴 겁니다.

 

6) 땅에 묻힌 보화- 아무개 집사가 성경 해석에 관한 딸의 생각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그 생각이 우리 교우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여 전합니다. 13:44밭에 묻힌 보화비유가 나옵니다. 남의 밭에 보물이 묻힌 걸 발견했으면 주인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게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도리이지 주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밭을 몰래 사들이는 행태를 어떻게 당연한 것처럼 어린이나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남을 속이면서까지 자기 이익을 구해도 좋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으니까요. 이런 문제로 딸이 자기 남친과 옥신각신했다고 하는군요. 예수 비유를 문자적으로만 전하면 이렇게 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른 성경 구절도 비슷합니다. 밭에 묻힌 보화에 대한 비유를 어린이들에게 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린이 교육 전문가들이 더 깊이 연구해야 합니다. 그 이야기를 너무 감동적으로 전하려고 애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아이들의 질문을 받습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몰래 밭을 샀다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정말 소중한 일들을 찾아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도 소중하고, 과학자가 되는 일도 소중하겠지요. 그중에서 예수를 아는 게 가장 소중합니다. 예수는 우리에게 생명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아이들에게 생명이라는 말도 어렵기는 합니다. 그런 문제는 교회학교 선생들이 고민해야겠지요.

 

7) 칼국수 & 카페- 예배 후에 뒷일도 다 끝내고 나니 네 가정이 남았습니다. 오늘따라 싱글은 없고 부부만 남았습니다. 8명입니다. 마당에 나서니 햇살이 너무 좋았습니다. 가을 햇살 핑계로 그냥 헤어지기 아쉬우니 칼국수 집에 가자는 의견이 만장일치로 모였습니다. 오늘 3층 식당에는 다른 때보다 손님들이 약간 더 많았습니다. 우리는 거기 단골입니다. 우리를 안내하는 여자분이 오늘도 친절하게 샘터교회에서 오셨지요. 이리로 오세요.”라고 맞아주십니다. 그분이 주인이지 싶습니다. 자기 일처럼 손님을 맞습니다. 식탁 셋이 있는 룸으로 들어갔습니다. 8명이니 두 식탁에 앉으면 됩니다. 우리를 안내하는 분이 세 군데로 나눠 앉는 게 좋다면서 세팅을 그렇게 했습니다. 각자 메뉴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먼저 칼국수를 신청했습니다. 보통 때는 가지각색으로 나뉘는데, 오늘은 다른 교우들이 우물쭈물하다가 몽땅 칼국수로 정했습니다. 맛있게 드시네요. 먹으면서 이*배 집사에게 아들 제대가 이번 주간이겠군요, 하고 묻자 내일(26) 제대한다고 하네요. 아들 제대 기념으로 오늘 칼국수는 제가 사겠습니다.” 합니다. 그러자 둘째 딸의 둘째 출산을 도와주고 돌아온 김*윤 권사가 이 집사 아들 제대 축하하는 의미로 커피는 제가 사겠습니다.”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햇살 좋은 주일 오후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교회 친교 식사는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어떨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모두 일주일 남은 10,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선 사람처럼, 혹은 나비처럼 가볍게 먹고 마시고, 모든 살아있는 것을 사랑하면서 살아보십시오.

 

8) 헌금- 104주차(1025) 2,150,000(오프 750,000/ 1,400,000/ 등록 교인 외: *)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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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10월25일, 창조절 8주 1) 산티아고- 집에 돌아가서 유튜브 예배를 확인해보니 이번 설교 시간이 39분이나 됐습니다. 보통은 30-35분입니다. 25-30분 사이가 적당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길었습니다. 설교를 자세하게 들어보니 사족이 여러 번 들어갔습니다.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그랬겠지만, 그런 건 과감하게 생략하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는 절제해야겠습니다. 설교에서 예를 들면서 ‘로망’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두 번이나 그랬습니다. 그중의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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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살면 불편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저처럼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은 살만한 곳이 아닙니다. 다만 지저분해도 괜찮다고만 생각하면 그런대로 살만합니다. 불편한 일의 하나는 마당에서 나오는 나무와 풀을 처리하는 일입니다. 나무가 몇 그루 되지 않아도 매년 전지를 해야 하고, 잔디를 비롯하여 여러 잡풀도 많이 나옵니다. 땅이 생산능력은 대단합니다. 부지런하면 그걸로 퇴비를 만들 수 있겠으나 저로서는 불감당입니다. 태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렇게나 태울 수도 없습니다. 집이 산비탈에 있어요. 자칫 산불로 번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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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일기(82)- 민들레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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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지 10월4일 file

  • 2020-10-05
  • 조회 수 1525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9월27일, 창조절 5주 1) 경쾌한 유랑- 이재무 시인의 시집 <경쾌한 유랑>의 제호인 시 “경쾌한 유랑”을 읽겠습니다. 아침 산책길에서 본 참새를 통해 본연의 삶을 노래하는 것처럼 읽힙니다. 마지막 줄에 나오는 “어질고 환하고 눈부시다”는 시구가 정말 눈부시군요. 우리가 주님 안에서 경쾌한 유랑자처럼 살았으면. 새벽 공원 산책 길에서 참새 무리를 만나다 저들은 떼 지어 다니면서 대오 짓지 않고 따로 놀며 생업에 분주하다 스타카토 놀이 속에 노동이 있다 저, 경쾌한 유랑의 ...

원당일기(81)- 표지판 file

  • 2020-10-03
  • 조회 수 1166

제가 사는 영천시 북안면은 영천시의 남동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영천시 중심지로 들어가려면 몇 군데 갈림길을 거쳐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 주남 사거리입니다. 사실은 사거리가 아니라 삼거리입니다. 인터넷 지도에서 그 지역을 캡처했습니다. 보세요. 탄약창으로 난 길까지 포함해서 사거리라고 부릅니다. (영천에 탄약창이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쪽으로는 군용차 외에는 통행하는 차도 없으니 삼거리로 처리하는 게 맞는데, 굳이 사거리로 만들어서 신호등 앞에서 지체하는 시간만 늘어났습니다. 테니스장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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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2
  • 조회 수 1043

시골에서 지내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자연의 모든 게 아름답지만 주변 상황과 맞아떨어지면 더 강렬하게 들어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도시에 살아도 그런 경험이 가능할 겁니다. 도시는 인위적인 성격이라면 시골은 자연스러운 성격이 큽니다. 아래 사진으로 올리는 억새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햇빛 각도에 따라서 느낌이 늘 다릅니다. 저걸 일부러 만들어내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플라스틱을 재료로 만들 수는 있겠으나 모조품의 수준을 벗어나기는 힘들겠지요. 원당을 빠져나가 하양에서 ...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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