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1023, 창조절 8

 

1) 예언, , 이상- 요엘 선지자는 여호와의 영이 내리면 사람들이 예언하고 꿈꾸고 이상(vision)을 볼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이런 성경 구절을 어떤 이들은 주술적인 차원으로 받아들입니다. 점쟁이들이 점을 치거나 환상을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기도를 많이 하면 그런 능력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성경에 나오는 단어가 비현실적인 세상을 묘사하는 듯이 보이나 실제로는 아주 현실적입니다. 비현실적인 단어와 개념을 어떻게 현실적인 단어와 개념으로 전하느냐가 설교 행위의 핵심입니다. 그런 작업을 위해서 당연히 해석학이 필요합니다. 해석하려면 철학과 인문학과 자연과학과 예술과 문학 등등, 세상을 읽어내는 전반적인 소양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런 해석학적인 기초 없이 성경에 접근하면 큰 오해가 생깁니다. 저는 요엘의 선포가 비상한 세계에 대한 문학적 표현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비상한 세계가 아주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일상에 숨어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여호와의 영을 받은 사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비상한 세계를 경험하는 사람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을 받은 사람입니다.

 

2) 사십 대 교우- 예배 후에 교회 현안에 관해서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 사십 대 교우들과 정 목사가 만났습니다. 저 외에 여섯 분이 참석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을 말씀드린다면, 성숙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교회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랐습니다만 대화는 매끄럽게 진행되었습니다. 감정이 전혀 섞이지 않은 가운데 사실과 자기 견해만 하게 밝혔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교회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읽혔습니다. 그분들의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상대책 위원장을 정 목사가 맡는 게 아니라 교인총회에서 투표로 결정하자는 겁니다. 저는 이런 방법도 좋다고 원래 생각했습니다. 최선은 추대하는 거고, 아니며 투표하는 겁니다. 자칫 세 대결로 갈 수가 있다는 염려가 있긴 했으나 다른 방법은 없다는 게 그분들의 전체 의견입니다. 비대위 위원장이 뽑히면 그분이 위원회를 꾸리면 됩니다. 정 목사는 비대위와 완전히 선을 긋고 예배와 설교만 맡습니다. 비대위에서는 내년 말 정 목사 은퇴 뒤에 어떤 교회 공동체로 나아갈 것인지에 관해서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방향과 일정표를 짜게 될 것입니다. 후임 목사 청빙으로 갈 것인지, 설교 목사로 갈 것인지도 결정하겠지요. 교회 의사결정 구조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고, 담임 목사 은퇴 나이를 정관에 담는 작업도 해야겠지요. 전체적으로는 정 목사 이후 지속 가능한 대구 샘터교회의 형태와 내용을 찾는 작업입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저는 지금 교인들의 의견을 듣는 중입니다. 오는 1030일 주일에는 오십 대 교우와 대화하고,(따라서 오후 신학공부는 쉽니다.) 116일은 서울 샘터교회 방문 날이라서 건너뛰고, 1113일에 육십 대 및 그 이상 교우와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이분들의 의견도 사십 대와 비슷하면 적당한 주일을 정해서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교인총회를 열겠습니다. 새로 선출되는 위원장이 하시는 일에 저는 옆에서 개입하지 않고 최대한으로 협조하겠습니다. 어제 대화에 참석해주신 사십 대 교우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3) 각부 부장- 지난 1018일 운영위원 회의로 운영위원회는 해체되었습니다. 현재 교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이제 교회 의사결정 기구는 교인총회만 남았습니다. 교인총회를 열려면 운영위원회의 결정이나 교인 20%의 건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전 운영위가 전권을 현재 담임 목사에게 맡긴다고 했으니 정 목사가 소집할 수 있습니다. 일련의 계획은 위에서 이미 설명했습니다. 운영위원회가 해체되었으나 교회 일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각 부장은 운영위원으로가 아니라 부장으로만 활동하면 될 것 같습니다. 운영위원회는 공적인 결정 기구이지만 각각의 부장은 그 업무를 수행하는 봉사자입니다. 다음 교인총회 때까지 업무가 지속하도록 협조해주십시오.

 

4) 의사결정 방법- 교회의 작은 모임이나 큰 모임이나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지혜롭게 해결하는 게 중요합니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첫째는 은혜롭게입니다. 구성원들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니 굳이 말을 나누지 않아도 은혜롭게 해결하는 길이 무엇인지가 눈에 들어올 겁니다. ‘은혜로 하자.’라는 말이 왜곡되기도 합니다. 다수가 소수를 밀어붙일 때 그렇게 말합니다. 은혜롭게 해결한다는 말에는 자기와 견해가 다른 사람이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뜻이 있습니다. 자기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자신의 주관적인 가치 평가나 감정에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아니기에 은혜롭게가 늘 통하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는 둘째로 민주적으로입니다. 민주적으로 해결한다는 말은 교회 정관을 따른다는 뜻입니다. 우리 교회의 정관에 따르면 교인총회와 운영위원회가 의결 기구입니다.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는 여러 방식으로 문제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의결 기구의 결정을 따라서 합니다. 실제로 의결 기구에서 어떤 안건을 의결할 때는 충분히 서로의 의견을 나눈 다음에 결국에는 교회 정관에 따라서 다수결, 또는 3분의 2 찬성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그걸 따르는 게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입니다. 법(정관)보다는 은혜가 우선이긴 합니다.


5) 이모저모- 오늘 설교단 꽃꽂이를 보셨는지요. 정 목사 마당 둘레에서 얻을 수 있는 들꽃입니다. 사진을 올릴 테니 한번 보십시오. 오랜만에 문*숙 교우가 준비해오셨네요. / 사십 대와 대화를 하기 때문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오늘 은*희 집사가 맛좋은 호박죽을 끓여오셨군요. 열무김치까지 담아오셨고요. 오랜만에 코로나19 이전처럼 식탁 코이노니아를 나누었습니다. 은 집사는 이전에 가끔 교우들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만큼 카레를 끓여오기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종일 목사가 이번에도 귀한 어린이 동영상 설교를 준비해주셨네요. 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습니다. 격주로 올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https://youtu.be/6LIEmKF5ojQ / 코로나 확진을 받아서 교회에 못 오신 분도 계시고, 감기 기운으로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신 분도 있습니다. 딸이 수술을 받은 가족도 있고요. 모두 쾌차하기를 바랍니다.

      1023.png

 

6) 헌금- 1023: 950,000(현장 30,000, 온라인 920,000)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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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22.10.25 21:36:53

대구 샘터교회는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교회의 현안들을 참 지헤롭고도

모범적으로 해결해 나가시네요.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한국교회의 좋음 모델이 될 수 있게

순조롭게 결정되어지길 기도합니다. 

목사님도 은퇴를 앞두시고 많은 생각들이 오가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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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2.10.26 22:13:36

예, 많은 생각이 오갑니다.

지난 50년 동안 신학과 테니스만 하고 살았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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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22.10.25 21:38:06

꽃꽃이가 참 귀여우면서도 해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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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지, 2022년 10월23일, 창조절 8주 fil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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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10월23일, 창조절 8주 1) 예언, 꿈, 이상- 요엘 선지자는 여호와의 영이 내리면 사람들이 예언하고 꿈꾸고 이상(vision)을 볼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이런 성경 구절을 어떤 이들은 주술적인 차원으로 받아들입니다. 점쟁이들이 점을 치거나 환상을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기도를 많이 하면 그런 능력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성경에 나오는 단어가 비현실적인 세상을 묘사하는 듯이 보이나 실제로는 아주 현실적입니다. 비현실적인 단어와 개념을 어떻게 현실적인 단어와 개념으...

물(物) 166- 이 뭐꼬? file [7]

  • 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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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뒤꼍 언덕 잡풀 속에 숨어 있는 저 친구를 우연히 보았다. 키는 15센티 정도다. 귀티가 난다고 할까, 우아하다고 할까. 버섯도 아니고 선인장도 아니다. 흙과 숲에는 온갖 것이 각각의 모양으로 자기 존재를 빛내고 있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최 아무개 씨가 이름을 알려주기를 기대한다.)

물(物) 165- 나무둥치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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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다. 존경스럽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린 채 오랜 세월 생명을 버텨온 무게감이 장난이 아니다.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물(物) 164- 석류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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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먹는 방법은 이렇다. 한 알씩 입에 넣는 게 아니라 스무 알 정도를 넣고 씨가 으깨지지 않을 정도로 우물우물 씹으면 표면에 붙었던 살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그 맛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하랴. 달콤한, 새콤한, 쌉싸름한 맛이 첫 입맞춤의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는지.

물(物) 163- 벌개미취 file

  •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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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보라색의 야생화가 우리 집 뒤꼍 잘린 땅 수직 벽에 지난 9월부터 드문드문 피기 시작하더니 지금도 자태를 잃지 않았다. 교회에서 돌아와 주차할 때 아내가 ‘벌개미취’라고 일러준다. 인터넷 사전에 이런 설명이 나온다. “벌개미취(Aster koraiensis)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고려쑥부쟁이라고도 한다.” 그대 이름을 외워두겠소.

물(物) 162- 고양이와 전원주택 file

  •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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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건너편 동산 중턱까지는 대략 2백 미터 조금 넘는 거리다. 지난여름에 집 한 채가 들어섰다. 귀촌한 부부가 산다. 일전에 그들과 함께 밤을 따기도 했다. 우리 집을 놀이터로 아는 고양이가 작년 늦가을에 지은 원두막 지붕에 올라갔다. 고양이와 전원주택이 잘 어울린다. 고양이의 눈에 저 멀리 있는 전원주택은 보이지 않겠지만.

주간일지 10월16일, 창조절 7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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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10월9일, 창조절 7주 1) 과부- 이번 설교의 성경 본문에 재판장과 과부가 나옵니다. 대비되는 두 사람입니다. 과부는 ‘불의한’ 재판장을 찾아갔습니다. 이런 상황이 과부에게는 곤혹스러웠을 겁니다. 주변에 도움을 줄 사람이 있었다면 찾아가지 않았겠지요. 누가 봐도 과부의 신세는 한심하고 재판장의 신세는 부러움을 살만합니다. 이런 과부의 신세에 떨어질까 해서 우리는 늘 노심초사합니다. 저는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이 과부에게 눈길이 더 갔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불행할 수밖에 없었으나...

물(物) 161- 기생식물 fil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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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마을 산책길에 다른 것에 기생해서만 생존하는 어떤 괴상한 덩굴풀을 보았다. 거미줄처럼 엉켜있다. 뿌리는 없다. 땅에 접촉하지도 않는다. 저 친구에게 목이 감긴 약한 것들은 체액을 빼앗겨서 시나브로 말라 죽는다. 저런 징그럽고 못된 친구들만이 아니라 예쁘고 착한 친구들도 다른 생명체를 양분 삼아 생존하는 게 자연 이치 아니던가.

물(物) 160- 원당 풍경(1)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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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마을 산책길에 카메라 앵글을 아래에서 위로 잡아 찍은 풍경이 우리 마을이 아닌 듯 낯설다. 사실은 세상의 모든 사물은 낯설다. 자기 자신도 낯설다. 죽음은 모든 낯섦의 극치이다. 낯섦은 새롭다는 뜻이기도 하니 이 낯섦과 더 친해져야겠다.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심정으로!

물(物) 159- 호박씨 fil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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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씨를 까먹어보니 고소한 잣 맛이 나기도 하고, 비릿한 완두콩 맛이 나기도 한다. 볶으며 그런대로 먹을만하겠다. 내년 호박 농사가 기대된다. 어쨌든지 호박씨는 내숭과 전혀 상관이 없다.

주간일지 10월9일, 창조절 6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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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10월9일, 창조절 6주 1) 카봇- ‘영광’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자주 나옵니다. 아마 손가락에 꼽을 정도일 겁니다. 신학 용어로도 중요합니다. 자주 듣기는 하나 그 개념이 또렷하게 잡히지는 않습니다. 무심코 ‘저에게 영광입니다.’라거나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설교 시간에 말씀드린 대로 영광은 히브리어로 ‘카봇’이라 하고, 헬라어로 ‘독사’라고 합니다. 온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다는 표현(사 6:3, 민 14:21, 시 8:1)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영광은 고정된 형태가 아닙니...

물(物) 158- 발 file

  •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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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에렉투스(직립인) 전통을 이어받아 지난 70년 동안 내 몸 가장 아랫부분에서 지구의 중력을 버텨내면서 내 몸을 잘도 받쳐준 발이다. 인간의 발뼈는 세밀하게 발달했다고 한다. 발등에선 붉은 피가 푸른 핏줄을 타고 쉴새 없이 흐른다. 수고했고, 고맙구나. 앞으로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으나 잘 부탁한다.

물(物) 157- 덩굴손 file

  • 2022-10-07
  • 조회 수 556

오이 덩굴손이다. 저런 간절함이 생명의 능력 아니겠는가.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이 어찌 들어주시지 않겠는가. 문제는 흉내만 낼 뿐 자기의 전 존재를 거는 간절함이 우리에게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에 있겠지.

물(物) 156- 목화솜 file [1]

  • 2022-10-06
  • 조회 수 450

목화꽃이 피더니 얼마 후에 저런 모양의 목화솜이 총 세 개 달렸다. 저 안에 씨앗이 각각 열두 개씩 들어있다. 마음이 딱딱해질 때 솜을 손에 쥐면 풀린다. 믿거나 말거나!

물(物) 155- 밤알 삼 형제 file [2]

  • 2022-10-05
  • 조회 수 626

10월 2일 주보 표지 사진이다. 마을 뒷산에 가서 밤을 줍다가 가슴 뭉클한 장면을 사진기에 담았다. 밤이 여물면 각자 흩어져서 떨어지든지 밤송이째 떨어진다. 한 톨이 떨어지면 외롭게 주인을 기다리고 송이째 떨어지면 다정한 모습으로 기다린다. 밤나무 아래 몇 년째 쌓인 낙엽은 공중으로 자기 몸을 던지는 밤알들을 부드럽게 안아준다. 저 숲에서도 그들끼리의 사랑이 깊어간다.

물(物) 154- 냄비꼬지우동 file [2]

  • 2022-10-04
  • 조회 수 551

매월 첫째 주일 동대구역 식당가 분식집에서 국수를 사 먹는다.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가락국수, 두 번째는 냄비계란우동, 이번에는 냄비꼬지우동이다. 한 단계씩 업그레드되었다. 꼬지가 들어가니 새로운 맛이다. 동행과 담소하느라 다 비우지 못했으나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배는 든든했다. 다음 달에는 무얼 먹을지 지금부터 입이 근질거린다. 간사한 입!

주간일지 10월2일 창조절 5주 file

  • 2022-10-03
  • 조회 수 1225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10월2일, 창조절 5주 1) 죽음 돌파- 이번 설교 제목인 ‘은혜의 시원적 깊이’가 가리키는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죄와 죽음이 극복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저는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제자들과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에게 나타난 그 하나님을 믿고, 죽음을 우회하지 않고 평화롭고 용감하게 정면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죽음 돌파’야말로 그리스도교 복음의 핵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죽음이 폐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은 이렇게 ...

물(物) 153- 붉은 코스모스 file [2]

  • 2022-10-01
  • 조회 수 445

아무리 오래 들여다봐도 질리지 않는다.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그 모양과 인조물감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색깔 하며, 지금 이 절기에 딱 들어맞는 꽃이다. 전혀 돌봐주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때맞춰서 꽃을 피워낸 네가 기특하고 고맙고 대견하다. 거기 머물고 싶을 때까지 머물다가 네가 원할 때 미련 없이 떠나면 된다.

물(物) 152- 온갖 것 file [8]

  • 2022-09-30
  • 조회 수 859

우리 집 마당 꽃밭 일부다. 온갖 것이 모여있는 우주다 이름 있는 화초도 있고 이름 없는 잡초도 있다. 눈에 보이는 벌레도 있고 보이지 않는 생명체도 우글댄다. 온갖 것들이 한데 어울려 잘 지낸다. 키 큰 친구는 큰 대로 작은 친구는 작은 대로, 움직이는 것들을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은 고정된 채로 아무 불평 없이 잘 지낸다. (그들의 불평을 내가 알아듣지 못할지 모르지만) 모두 뿌리를 땅에 내리거나 땅에 기댈 줄 알기만 하면 된다.

물(物) 151- 창밖 풍경 file

  • 2022-09-29
  • 조회 수 978

매일 아침 식탁에서 바라보는 남창 밖 풍경이다. 왼편은 대나무, 오른편은 참나무와 소나무,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는 벚나무 한 그루, 거기서 오른쪽으로는 작파 직전의 텃밭. 식탁에는 에스프레소 한 잔, 슬라이스 치즈가 올라간 곡식 빵 한 조각, 몇몇 과일과 삶은 달걀,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 왼편 동산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가을 아침 안개의 냉기를 데우기 시작한다. (2022.9.2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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