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19) 6:38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

 

예수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말은 오해하기 딱 좋다. 가장 단순하게는 구름 타고 공중 부양을 하던 손오공을 연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냥 그러려니 여긴다. 신앙의 형식에만 머물고 그 내용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는 태도다. 이런 일들은 기독교 신앙 전반에서 일어난다. 예를 들면 최후의 심판이 그것이다. 어떤 이들은 옥황상제를 연상할 것이다. 지옥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크다. 또 어떤 이들은 심판을 아예 무시한다. 심판 개념은 하나님이 생명을 완성하신다는 사실에 관한 신화적 표상이다.

예수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말은 예수에게서 발생한 구원이 하나님에게 속했다는 통찰을 신화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반복해서 말했지만, 하늘에는 예수가 머물 공간이 없다. 예수 승천도 실제적인 우주 공간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곤란하다. 예수의 운명에서 발생한 생명 구원은 이 세상에서 출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하기에 성경 기자들은 예수가 하늘에서 왔다고 말한 것이다. 즉 예수에게서 발생한 구원은 이 세상의 종교 지도자나 정치인, 또는 도덕 철학자들에게서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세상의 것으로는 인간이 죄와 죽음에서 해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게 명백하다면 예수는 당연히 하늘에서 온 자라고 말할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라는 표현을 신학적으로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한 구절은 빌 2:6, 7절이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예수가 하나님의 본체라는 말은 예수의 본질이 하나님의 본질과 같다는 뜻이다. 이게 어떤 이들에게는 신성모독으로 들렸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예수를 부정했고, 로마사람들은 기독교인들을 무신론자라고 보았다. 그런 오해를 살만하다. 이런 오해를 극복하려면 예수에게서 발생한 생명 사건이 하나님의 행위라는 사실을 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이라는 진술은 예수가 하늘에서 내려온 자라는 표현의 실제적인 내용이다. 예수가 행한 일은 바로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일이었다. 그런 일은 예수에게서만 일어난 것이다. 이게 기독교인들에게 너무나 명백했기에 예수를 하늘에서 내려온 자라고 선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동시에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도 그들의 신앙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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