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85)- 소각로

조회 수 3926 추천 수 0 2020.10.09 18:30:24

시골에서 살면 불편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저처럼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은 살만한 곳이 아닙니다. 다만 지저분해도 괜찮다고만 생각하면 그런대로 살만합니다. 불편한 일의 하나는 마당에서 나오는 나무와 풀을 처리하는 일입니다. 나무가 몇 그루 되지 않아도 매년 전지를 해야 하고, 잔디를 비롯하여 여러 잡풀도 많이 나옵니다. 땅이 생산능력은 대단합니다. 부지런하면 그걸로 퇴비를 만들 수 있겠으나 저로서는 불감당입니다. 태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렇게나 태울 수도 없습니다. 집이 산비탈에 있어요. 자칫 산불로 번지면 집도 태워 먹을 겁니다. 오래전에 사용하던 소각로가 녹슬고 무너져내려 새로 하나 사들였습니다. 이번에는 몸통이 큰 친구입니다. 마른 나무와 풀을 안전하게 태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시험 운전했는데, 만족스럽습니다. 나무가 많기만 하다면 벽난로를 설치해도 좋을 듯합니다. 우리 집 마당의 나무만이 나무가 아니라 앞산, 뒷산에 올라가면 죽어서 말라비틀어진 나무가 제법 있습니다. 그것만 배낭에 담아 와도 충분합니다. 그러다가 다치면 치료비가 더 들어가겠지만요. 어쨌든지 드럼통으로 만든 소각로를 새로 들여놓은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소각로1.JPG

모양은 별로이지만 소각은 잘 됩니다. 뚜껑은 여닫이로 되어 있어서 큰솥을 얹을 수 있습니다. 연기가 부드럽군요.

소각로2.JPG

잘 타나보려고 태울 걸 넣는 손잡이를 열었습니다. 연통을 높게 만들어야겠습니다. 아래는 밤에 찍은 사진입니다. 불길이 요란스럽게 올라갑니다.

소각로3.JPG

완전하게 연소되지 않은 연기가 뜨거워지니까 불꽃으로 변합니다. 조심해야겠습니다. 

소각로4.JPG

불길이 좀 잠잠해졌습니다. 전지된 나무가 보일 겁니다. 소각로 위에 은박으로 싼 감자나 고구마를 올려놓으면... 이게 낭만적으로 보이겠으나 다 일입니다. 온몸을 재가 덮습니다. 나무를 통 안에 넣을 때 특별히 조심해하고요. 


profile

[레벨:17]김사관

2020.10.09 23:07:24

목사님, 저도 화목(火木)난로 몇 년 지폈는 데, 주위에 몰려드는 사람들만 화목하고 저는 거의 화목하지 않았죠. 주위에 나뭇감은 있는데 지게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만 들고, 장작을 패는 건 제 몸을 패는 것과 같아서, 다음 날을 포기하는 것과 같더군요. ^^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0.10.11 21:29:23

ㅎㅎ 그렇군요. 저도 심사숙고 하고 결정하겠어요. 

이제 코로나 방역 단계도 1단계로 내려왔으니 

약간이라도 여유를 느끼면서 살아봅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483 Agnus Dei [1] 2015-12-10 56324
6482 12월25일 그가 살아나셨다(8) [1] 2009-12-24 55696
6481 누가복음 톺아읽기 199 2021-08-06 40230
6480 주간일지 2월27일 예수 변모 주일 file 2022-02-28 38072
6479 복음 (1), 3월23일 [7] [2] 2006-03-23 28295
6478 마사토 file [4] 2015-04-23 20021
6477 3월9일 데나리온 [5] 2009-03-09 17664
6476 하나님의 아들(막 1:1), 3월20일 [15] 2006-03-20 14533
6475 낙타털 옷, 4월6일 2006-04-06 13636
6474 10월30일 제삼시 2009-10-29 12977
6473 결혼예식 기도문 [2] 2013-10-18 12512
6472 오순절 마가 다락방 [2] 2016-05-16 12413
6471 예수 그리스도 (막 1:1), 3월21일 [5] 2006-03-21 10582
6470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막1:1), 3월22일 [2] 2006-03-22 10545
6469 원당일기(70)- 창 file 2020-09-18 10119
6468 6월23일 발먼지를 털어내라. 2007-06-23 9963
6467 교회 일꾼들을 위한 기도, 11월20일(화) [1] 2012-11-20 9820
6466 선지자 이사야, 3월26일 [1] 2006-03-26 9597
6465 복음 (2), 3월24일 [4] 2006-03-24 9595
6464 선지자 이사야의 글, 3월27일 [12] [1] 2006-03-27 952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