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20:11

조회 수 121 추천 수 0 2024.03.11 20:44:35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52

20:11

또 내가 크고 흰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이를 보니 땅과 하늘이 그 앞에서 피하여 간 데 없더라

 

요한계시록을 읽으려면 상당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온갖 상징과 은유와 이미지가 가득한 문서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2천 년 전 유대의 묵시 사상에 뿌리를 둔 문서라서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따라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텍스트는 로마 제국 안에서 생존 투쟁하듯이 살았던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이 생생하게 녹아있다는 점에서 느슨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신 차리라는 죽비로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급기야 요한의 묵시적 상상력은 우주의 대변혁까지 나아갑니다. 그 이야기는 21장에 본격 등장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환상입니다. 앞서 여기 20:11절에 그 단서가 나옵니다. 보좌 앞에 앉으신 이 앞에서 땅과 하늘이 사라졌다고 말입니다. 보좌에 앉으신 이는 사도신경에서 보듯이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이십니다. 땅과 하늘은 세계 전체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세계는 피조물입니다. 피조물은 창조주에게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존재의 근거가 자기 안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땅과 하늘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은 자연과학입니다. 자연과학의 주체가 피조물인 인간입니다. 인간이 자연과학이라는 방법론을 통해서 땅과 하늘의 원리를 아무리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인과율을 해명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자연과학이 이룬 성과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양자역학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땅과 하늘의 궁극적인 차원은 비밀입니다. 자연과학이 다 해명할 수 없는 일들이 땅과 하늘에서 벌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장이론(field theory)이나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을 언급합니다. 이런 이론도 하나의 추정일 뿐이지 최종적인 대답은 아닙니다.

저는 요한이 전문적인 천체 물리학자라고 물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령 당시의 우주관에 대한 지식이 그에게 상당히 있었다고 하더라도 오늘 우리 눈에는 유치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지으셨다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구약의 유대인들에게서부터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내려온 신앙입니다. 그런 종교적 직관에 따라서 땅과 하늘마저 상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의 다른 종교에서는 땅과 하늘을 본래 그렇게 존재했다고 보았으나 성경 전통에서는 일정한 시점에 만들어졌다고 보았습니다. 만들어진 시점이 있으니까 끝날 시점도 당연히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요한은 땅과 하늘이 그 앞에서 피하여 간 데 없더라.”라고 선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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