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의 의미

유대인들의 유월절 만찬에는 양을 잡는 전통이 있다. 양은 사람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바치는 희생제물이다. 초기 기독교는 유월절 만찬에서 희생 제물로 바쳐진 양이 바로 예수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빵과 포도주에 얽힌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했다. 이것은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이것은 너희를 위한 내 피다. 이들은 이런 말씀에 근거해서 모일 때마다 성찬예식을 거행했다.

성찬의 의미는 유대인들의 유월절 만찬에서와 같이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죄로부터의 해방이다. 유대인들의 유월절 만찬이 출애굽에서 기원하는 것처럼 기독교인들이 성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죄의 용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음으로써 그의 죽음과 하나가 되며, 또한 그의 부활과 하나가 된다. 이런 점에서 성찬은 세례의 반복이기도 하다. 세례도 예수와 더불어 죽고, 예수와 더불어 산다는 의식이지 않은가.

다른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가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의 양식이라는 사실이다. 유대인들의 유월절 만찬이 만나와 메추라기를 통한 사십 년 광야생활에 기원하는 것처럼 기독교인들에게 예수님의 몸과 피를 대신하는 빵과 포도주는 참된 양식이다. 유대인들의 유월절 만찬이 몸을 살리는 먹을거리에 한정된다면 기독교인들의 성찬은 영까지 살리는 양식으로 확장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