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예수 어록(209) 요 10: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문을 통하지 아니하고 다른 데로 넘어가는 자는 절도며 강도요

10장 1절부터 21절까지 다시 긴 연설이 시작한다. 주제는 양과 목자의 관계다. 유대인들의 가장 중요한 하나님 표상에는 목자 상이 있다. 구약성경 곳곳에 나온다. 대표적으로 시편 23편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고대 유대인들의 삶이 늘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가 돈독하기만 하면 모든 삶의 조건이 풍족하게 느껴졌다. 하나님을 믿지 못하면 불안과 불평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조건은 대개 상대적이기에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서 풍족하게 느낄 수도 있고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다.

1절에 거론된 이는 목자가 아니라 도적이다. 도적은 양의 문을 통해서 양이 사는 우리에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간다. 양 우리의 문은 예수다. 예수를 통해서 들어가지 않는 자는 도적이다. 지금 요한복음 기자가 말하는 도적은 기독교 복음을 거부하는 바리새인들이다.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이 파국으로 끝난 기원후 70년 이후 유대민족과 유대교의 개혁 운동에 구심점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기독교 공동체는 그들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수세에 몰렸으며, 급기야 회당 공동체에서 쫓겨났다. 요한복음 기자가 보기에 이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의 양을 지키는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도적질하는 사람들이다. 당시 바리새인들은 거꾸로 생각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