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30) 3: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니고데모를 향한 예수의 발언이 6절로 이어진다. 5절의 성령과 6절의 영은 헬라어로 똑같이 프뉴마토스. 우리말 성경은 번역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게 이해가 안 된다. ‘사람이 물과 영으로 나지 아니하면...’이라고 번역했어야만 한다.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라고 번역했으면 6절도 성령으로 난 것은 성령이니...’라고 번역했어야만 했다. 어쨌든지 요한복음 기자는 여기서 육과 영을 분명하게 구분했다.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육과 영이 구분되기는 한다. 인간에게서 육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속성이지만 영은 감각적인 것을 넘어서는 속성이다. 이데아 개념에서 출발하는 헬라 철학에서 육은 속되고 악한 반면에 영은 거룩하고 선하다. 지금 인간은 육이라는 감옥에 영이 갇혀 있는 형국이다. 가능하면 빨리 육을 벗어나서 영이 자유로워지는 게 이상적인 삶이다. 이런 사상에 근거해서 그들에게 두 가지 극단적인 삶의 형태가 나타났다. 하나는 쾌락주의이며, 다른 하나는 금욕주의다. 그들에게는 영혼만이 인간의 본질에 속하기에 육체적으로는 쾌락에 떨어져도 아무 상관이 없었고, 거꾸로 육체를 학대해야만 했다. 그들은 죽음을 육체라는 감옥에서 영혼이 구원받는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기독교의 입장에서 영육 이원론이 매력적이긴 했지만 결국은 이를 거부했다. 왜냐하면 인간의 육체마저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헬라철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긴 했으나 배척할 것은 분명하게 배척했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라는 말은 육과 영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육으로 난 것은 거듭나지 못한 사람의 삶을, 영으로 난 것은 거듭난 사람의 삶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거듭난 사람에게는 먹고 마시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모든 행위는 영에 속한 것이고, 거듭나지 못한 사람에게는 고상한 정신 활동도 육에 속한 것이라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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