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66) 4:32

 

내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느니라.”

 

예수와 사마리아 여자의 대화가 끝나는 시점에 먹을거리를 구하러 마을에 들어갔던 제자들이 돌아왔다.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마을로 돌아가서 예수를 전했다. “내가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서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4:29). 요한복음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은 예수를 보라.’. 세례 요한도 세례 받으러 온 예수를 보라고 반복해서 말했고(1:29, 1:36), 요한의 제자들이 찾아오자 예수는 와서 보라.’(1:39)고 말씀했으며, 빌립은 나다나엘에게 예수를 와서 보라.’(1:46)고 말했다. 진리 경험은 단순히 듣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니라 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사마리아 여자의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우물가로 오는 동안에 예수는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제자들은 예수가 사마리아 여자와 대화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경건한 유대인에게는 온당하지 않은 처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것에 대해서 직접 묻지는 않았다. 대신 먹을거리를 내놓고 드시라.’고 했다. 당시는 여행 중이었고 점심시간이었으니 모두들 허기가 졌을 테니 그걸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제자들에게 먹을거리를 가져오느라 수고했다는 말도 하고 그늘에 둘러앉아서 같이 밥을 먹자고 말했을 법한데, 예수는 예상외의 발언을 하신다. 당신에게는 제자들이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다는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가 누군가에게서 먹을거리를 받아 이미 점심을 해결한 것으로 생각했다. 오해였다. 제자들의 오해는 한두 번이 아니다. 예수가 고난당하고 십자가에 달려야 한다는 말을 거부했고, 하나님 나라에서 누가 크냐 하는 문제로 다투기도 했다. 예수를 오해하기에 벌어지는 사단이다. 제자들의 생각이 짧아서 오해한 것은 아니다. 삶에 대해서,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생각이 다르면 오해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이런 오해는 반복된다. 하나님 나라를 죽어서 가는 천당쯤으로 생각하는 것이 그런 오해의 하나다. 이런 오해에 머물러 있는 한 하나님 나라가 지금 여기에은폐의 방식으로 현존한다는 사실을 경험할 수 없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311 마르다와 마리아 [3] 2016-07-18 4299
6310 5월5일- 하나님의 나라 (2) [1] 2006-05-05 4290
6309 옥중서간(5)- 비종교화(1) 2010-05-08 4289
6308 육과 영, 요한복음 묵상(25) [4] 2013-05-26 4287
6307 권은희 수사과장 [6] 2013-08-20 4280
6306 주님의 사자(使者), 3월28일 [3] 2006-03-29 4279
6305 5월23일- 버림과 따름 (1) [2] 2006-05-23 4277
6304 5월30일- 안식 (2) [3] 2006-05-30 4259
6303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7] 2010-02-15 4248
6302 10월20일 자색 옷(5) [4] 2009-10-19 4242
6301 부자와 거지 나사로 2013-09-28 4233
6300 어린왕자(3), 2월14일(목) [9] 2013-02-14 4217
6299 냉담신자 [7] 2013-08-08 4216
6298 3월8일 예수님의 축사 [2] 2008-03-07 4209
6297 예수의 얼굴, 1월21일(월) [8] 2013-01-21 4201
6296 변화산 사건, 2월11일(월) 2013-02-11 4196
6295 5월18일- 일상의 힘 [2] 2006-05-18 4196
6294 김동건 박사의 <현대인을 위한 신학강의> [7] 2011-04-09 4190
6293 예수 수수께끼 [4] 2013-11-18 4184
6292 목사공부(74)- 성찬의 의미 2014-07-03 4169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