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조회 수 1440 추천 수 0 2017.09.29 20:40:03

929,

삶의 무게

 

앞에서 세 번에 걸쳐서 삶의 가벼움에 대해서 말했다. 이미 짚기도 했고, 내 글의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벼운 삶이라는 게 말로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마음먹어도 되지 않는다. 기도 백날 해봐야 소용없다. 잠시 가벼워지다가도 다시 삶의 무게에 눌린다.

나비가 중력을 극복한 것처럼 아름답고 황홀하게 난다고 말했지만, 그것도 한쪽 면만 옳은 이야기다. 나비의 삶 자체는 그렇게 가벼운 게 아니다. 애벌레에서 실제로 나비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경우에 애벌레로 있을 때 새들의 먹이가 된다. 나비가 되었다 해도 또 새들의 먹이가 될 수도 있고, 매일 꽃을 찾아다니면서 먹고 사는 게 고달프고, 그렇게 몇 달 살다가 어딘가 수풀에 떨어져 죽는다.

사람의 운명도 비슷하긴 하다. 그 어느 누구도 생로병사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개인에 따라서 차이도 크다. 본인이나 가족이 심한 지병이나 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가 가장 심각하다. 심한 장애를 안고 있는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을 보자. 평생 옆에서 돌봐주어야 한다. 돌봐줘도 치료될 희망은 없다. 무한정 자신의 에너지를 거기에 쏟아 부어야만 한다. 부모가 살아있을 때는 그나마 자식이 살아갈 수 있지만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막막하다. 형제들은 그걸 감당할 수 없다. 이런 문제는 결국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 나는 웬만큼 살만한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점점 더 무겁게 하는 경우를 두고 말하는 중이다. 이룬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삶은 더 무겁다. 무거울수록 영혼이 소진되는 속도도 더 빨라진다. 자신의 삶이 무거우면 다른 사람의 삶도 더 무겁게 만들고 싶어진다. 목회자들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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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17.09.29 22:44:15

가벼운 삶..!

제가 요즘 고민하는 주제이기도 해서 주목해서 읽었습니다.

저를 들여다봐도 어떤 성과를 이루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실현하고 살아야 

가치있게 사는 거고 그 반대는 허송세월 하는 거 아니냐는 무의식이 깊이 박혀있는 것 같습니다.

의식에서는 그게 허당이란 걸 느끼면서두요.

그러니까 자본이 최고의 가치인 이 사회에서 돈에서 자유로롭지도 못하고 

자기 실현의 욕구에서도 벗어나는 게

말씀하신 것처럼 쉽지 않구요...

말하자면  좀 뽀다구 나는 일을 하고 살아야 뭔가를 남기는 거 같구..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고.. 이런 게 실존이라는데 백번 공감합니다.

웬만큼 살만해도 여전히 미래가 불안하고..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예수그리스도의 생명과 자유를 향유하며 살아가고 싶은건 오직 희망사항일 뿐이고

이러다 죽는 날까지 

정말 언저리에만 머물다 가는 건가..위기의식이 느껴지는 요즘이라

이 묵상이 진지하게 박혔습니다.



[레벨:14]Lucia

2017.09.30 01:12:10

요즘의 올리시는 묵상글이
이해는 되는데..어제도 자유를 몇번 읽고
"여보 이거 읽어봐""나눠 볼까 해서요
" 아 뭐뭐 .."말을 못하네요 ^^
삶의무게를 읽어 내려 가는데
누군지 뽀다구 나게 사는가부네..
웃겨님이셨어요 ..
옆에서 볼때 뽀다구 난다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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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17.09.29 23:12:57

이 댓글을 쓰고 났는데

제 안에서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드네요.

가벼움을 추구 한다는 게 진심일까..?

막연히 그러고 싶다는 건가, 진짜로 절실한 걸까?

적당히 그런 흉내만 내면서 양다리 걸치고 있는 것이 더 정확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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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9.30 08:42:36

신약성서 기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이

예수를 통해서, 예수 안에서, 예수와 더불어

생명을 얻었다는 거잖아요.

이게 답이라는 걸 우리가 다 알지만

문제는 '예수가 누군지?'를 잘 모르고,

모르면서도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겠지요.

성경과 예수 공부를 많이 했다 해도

대개는 자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라서

참된 앎에는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설교 조로 말하는 거 같은데,

예수와 함께 죽고 함께 산다는 가르침의 깊이를

우리가 실질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영혼의 자유에 이르는,

즉 가벼움에 이르는 최선의 길입니다.

웃겨, 루시아 님, 즐거운 추석을 맞으세요.

[레벨:23]브니엘남

2017.10.02 06:15:44

생명의 성령의 법: 생명=성령의=법; 이때의 법은 생명의 성령의 자연스러운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삶을 가볍게 해준다.

 

죄와 사망의 법: 죄=사망= 법; 이 때의 법은 사람 안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죄를 짓게 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삶을 무겁게 해 준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수와 함께 죽고 함께 산다는 가르침의 깊이를 우리가 실질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영혼의 자유에 이르는, 즉 가벼움에 이르는 최선의 길에 이르려면 생명 주시는 영이신 주와 합하여 한 영이 되어야 한다. 한 마디로 성령충만이네요.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한 글 잘 읽었습니다, 목사님. 보름달의 원만한 광명에 이르는 추석 되세요. 다비아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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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10.02 21:25:59

앞 부분에 수학 기호로 처리한 부분은 잘 모르겠고,

뒷 부분에 '성령충만'이라는 표현은 알아듣겠습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를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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