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9월3일, 창조절 첫째 주일
1) 오늘부터 창조절이 시작됩니다. 금년에는 대림절이 12월 첫 주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창조절은 11월 26일까지 계속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성탄절 전 네 주간으로 진행되는 대림절이 11월 마지막 주일부터 시작될 때가 많습니다. 창조절 절기는 우리나라 교회에서만 지킵니다. 우리나라 교회 중에서도 주로 기독교 장로회, 소위 ‘기장’ 교단에서 지킵니다. 성령강림후 절기가 6개월이나 계속되는 세계 교회력보다는 3개월씩 끊어서 앞은 성령강림후 절기로, 뒤는 창조절로 지키는 게 합리적으로 생각되어 우리도 창조절 절기를 따르고 있습니다.
2) 창조절 절기가 시작되어서 색깔도 녹색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목사 가운에 걸치는 스톨 색깔을 보셨을 겁니다. 교회력 휘장도 녹색이었습니다. 꽃꽂이도 특이했습니다. 꽃은 흰색 백합이고, 바탕은 코알라 먹이인 유칼립투스입니다. 나중에 보니 여러 분들이 오늘 꽃꽂이에 사용했던 꽃꽂이 꽃을 몇 송이씩 선물로 받았더군요. 우리 집에도 왔습니다. 예배 시작하기 전에 제가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보십시오.
3) 교회를 처음 찾아오시는 분들은 교회 건물도 눈에 안 보이고 간판도 없어서 곤란을 겪습니다. 초기 기독교 어느 시기의 로마에서는 카타콤에서 예배를 드렸으니 지하에서 예배드리는 우리와 비슷한 거지요. 1층 가운데가 건물 출입구입니다. 왼편은 카페이고, 오른편은 애견센터입니다. 각각 큰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출입구 유리창 왼편에 예배 안내문을 오늘 부착했습니다. 깔끔하군요. 수고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것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4) 오늘 예배에 두 가정이 손님으로 오셨습니다. 한 가정은 전라도 광주에서 오셨고, 다른 한 가정은 경남 울산에서 오셨습니다. 공교롭게 두 가정 모두 젊은, 아마 30대 초반이나 중반쯤 되는 목사이더군요. 대구샘터교회를 방문하는 교역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잠시 사역을 쉬거나 휴가를 받아서 방문하는 겁니다. 척박한 한국교회 현실에서 나름으로 개혁적인 목회를 꿈꾸는 분들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때로는 버텨낸다는 심정으로, 때로는 하나님이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목사로서의 길을 잘 가기 바랍니다.
5) 매월 첫째 주일에 성찬예식이 거행됩니다. 초기 기독교가 성찬예식을 예배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저는 성찬예식을 거행할 때마다 특별한 감동을 받습니다. 빵을 손에 들고 반으로 찢습니다. 놀라운 사건이 거기서 벌어지는 겁니다. 빵이 만들어졌다는 사실, 그걸 제가 손으로 쥐고 회중들이 볼 수 있도록 높이 든다는 사실, 그걸 반으로 나눈다는 사실이 모두 하나님의 놀라운 창조 능력에 의한 겁니다. 신비 중의 신비입니다. 그걸 신비로 경험할 수 있는 안목이 있는 사람은 전혀 새로운 삶의 차원으로 들어간 겁니다. 빵을 건네받고 먹으며, 포도주 잔을 각자 들고 마신다는 것도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 사물과 행위의 존재론적인 깊이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부러울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알 겁니다.
6)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몇 번에 걸쳐서 대구기독교방송국 촬영 팀이 우리교회에 와서 녹화를 했습니다. 지난 8월28일 ‘바르트 교의학 개요 강독’이 마지막 순서였습니다. 방송은 9월9일(토) 오전 6시와 저녁 7시30분에 송출됩니다. 그 시간은 지역 방송 시간으로 보입니다.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들어가면 어디서나 다 볼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자세하게는 잘 모릅니다.
7) 운영위원 회의와 종교개혁 5백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 회의가 오후 1시 10분부터 연속해서 열렸습니다. 5백주년 기념행사의 간단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0월28일(토)- 13시 정 목사 오픈 하우스, 저녁 7시 기념 재즈 연주회(이은혜 집사) 및 특강(정용섭 목사), 9시 1박 방문자들과 숙소 이동하여 뒤풀이, 취침/ 29일(주일)- 11시 예배, 오후 2시 북 콘서트(이길용 박사, 정용섭 목사), 콘서트 사전 작음 음악회(문혜숙 피아노, 대구샘터 중창단 연주). 자세한 내용은 9월 셋째 주일에 공지합니다.
8) 모든 모임이 끝난 뒤에 1층 카페에서 뒤풀이 모임이 있었습니다. 대화의 주제가 다양했습니다. 가정 이야기부터 정치, 교회 예배와 설교 등등이었습니다. 저는 설교자로서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새롭게 깨달아지는 게 많아서 즐겁다고 자랑(?) 비슷하게 말했습니다. 오늘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한 말도 그런 것입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게 무엇인지 막연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예수를 통한 생명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자기가 져야 할 십자가가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거꾸로 십자가가 무엇인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예수를 통해서 생명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것은 성경이 직접 말한 게 아닙니다. 신자들에게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군요. 4시 넘어서까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헤어졌습니다. 날씨가 시원해졌습니다. 모두 행복한 한 주간을 보내십시오.
9) 본교회 집사인 이성민 화백의 초청 개인전 ‘기억, 그리고 희망’이 포항에 있는 아트갤러리 빛 주관으로 ‘우리 지역 스타 작가 알아보기 기획초대 13’ 순서로 지난 8월16일-8월31일에 개최되었습니다. 곧 대구에서도 열린다 해서 저는 이번에 가지 않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성민 화백, 축하드리고, 수고 많았습니다. 팜프렛 앞표지를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10) 예배 참석인원: 81명, 헌금 2,154,000원
11) 아래는 어린이 청소년부 부장의 보고입니다.
①출석(17명):주예흠,주주흠,이서윤,류한유,구명훈/신예원,강성모,류서진,이영도/박하민,백예정,백예희,신명,신민혁/이영우/방문어린이:이성아,이성유
▪유년부:주제에 대한 활동 및 성찬식참여 :장유성 집사
▪초등부,중등부: 예배 및 성찬식 참여
②다음 주일 계획
▪유년부: 공과공부2과: 서민수 교사 / ▪초등부: 주제에 대한 토론: 신상국 집사
▪중등부: <생각의 문법>읽고 생각나누기: 서상규 집사
어제저녁에 폰으로 댓글썼다가 수정하려니.. 수정이 안되서 오늘 낮에 지우고,
다시 댓글 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밖엔 제 눈에 안들어오네요.ㅎㅎ
이번엔 기필코 참석하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하나님이 도와주시라고 미리 기도하며 준비해야겠어요.^^
정목사님의 오픈하우스,재즈 연주회, 특강, 뒤풀이와 다음날의 예전예배, 작은 음악회, 그리고 북 콘서트까지
모두 기대가 됩니다.
출입구 유리창의 예배 안내문을 보니..
처음 대구샘터교회 방문해서 헤맸던때가 생각나네요,ㅋㅋ
담백하네요.. 샘터교회 답습니다.ㅎ
일반교회 같으면...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등등..이런 글귀들을 첨부했을텐디..
항상 궁금한데요..
절기들은 왜 지키나요?
공식 행사 이외에도 먹는 순서도 있고,
자투리 시간의 대화들도 있어요.
이게 더 재미있을지도 모릅니다.
준비위원들이 대구 가까운 것의 팬션을 알아보고 있어요.
절기를 왜 지키냐 하는 질문은
예배를 왜 예전적으로 드리냐 하는 질문과 같습니다.
절기 중에서 성령강림후 절기와 창조절 절기는 길어서
긴장감이 좀 떨어집니다.
세계교회 절기 전통에 따르면 성령강림후 절기가 6달이나 계속되는데,
이때는 절기 성격이 없는 평범한 기간인 셈입니다.
대림절,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이 예수 그리스도와 직접 연관된 절기에요.
이런 절기를 통해서 기독교 신앙의 내용을 채우게 됩니다.
목사님~
광주에서 방문했던 이진혁목사입니다. 저는 올해 35살의 젊은 목사입니다.
되도록 조용히 활동하려고 했는데요.
얼굴을 뵈니 자신감(?)이 생겨 댓글 달게 되었습니다.^^
주간일지에 저희 방문 이야기와 응원의 메시지까지 적어주시고 아들 이름까지 적어주심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희 아들 이름은 승아, 승유입니다.^^(수정 안 해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희 승아, 승유 때문에 조금이나마 신경쓰게 해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