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조회 수 1979 추천 수 0 2017.08.23 21:58:35

823,

한명숙

 

오늘 새벽 5시에 한명숙 전 총리가 2년 수감생활을 만기로 마치고 출소했다. 한쪽에서는 정치적으로 억울한 일을 당한 거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난 것이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한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시작된 그분의 재판 과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람으로 알려진 이는 검찰 조서에서 제공했다고 진술했지만 법정에서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1심에서는 법정 진술에 무게를 두고 무죄를 선고한 반면에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는 검찰 조서과정에서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이 결정했으면 다 옳은가? 대법원 법관들은 그 시대의 최고 지성인들이고 법 전문가들이기에 그들의 판결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똑같은 이유로 그들의 판결에 늘 의심의 눈길을 보내야 한다. 법과 지성이 진리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예수도 이런 대법원 판결에 의해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았는가. 법은 기독교식으로 말해 율법이다. 율법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정의롭게 굴러가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형식이다. 형식은 형식일 뿐이지 그것이 진리 자체는 아니다. 형식이 필요하지만 형식의 절대화하는 진리가 왜곡되는 첩경이다. 이게 인간 사회의 딜레마다. 법은 필요하지만 법이 과도하면 사회가 파괴된다. 오늘날 대법원의 행위 역시 부단히 검증받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법계처럼 정치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의 대법원은 더 그렇다. 현재 양 아무개 대법원장이 곧 물러가고 김명수 춘천 법원장이 대통령으로부터 대번원장 지명을 받았다. 아주 잘 됐다. 사법부의 환골탈퇴가 현실화되기 바란다.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유죄로 인정한 검찰과 대법원이 결정적인 단서로 본 것은 한 총리의 여동생의 전세금 지불에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가 법정에서 부정한 한 아무개 기업가가 발행한 자기앞수표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한 총리가 수표를 받아서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 건으로 어떤 공방이 오갔는지 나는 잘 모른다. 한 총리가 (또는 동생이) 평소 알고 있던 한 아무개에게서 빌린 것일 수도 있다. 사적인 관계에서 벌어지는 돈 거래를 실정법만으로 재단하기는 어렵다. 언젠가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닐 수도 있고.

사람의 행위를 평가할 때는 그가 살아온 과정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수수죄가 거론될 때 내가 여전히 그를 지지한 이유는 그의 삶 전체를 놓고 볼 때 뇌물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도 그렇다. 검찰의 기소는 매우 정치적이었다는 게 분명하니 논외로 치자.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유죄 선고를 내렸다고 해도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게는 한명숙의 양심이 대법원의 법 행위보다 더 정의롭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법은 인간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법을 너무 믿지 마시라.


[레벨:10]유진

2017.08.25 03:38:59

목사님 안녕하세요? 아주 오래전부터 다비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미국에 사는 사람입니다. 이 글을 친구들과 나구고 싶어서 제 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  혹시 불편하시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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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8.25 09:29:49

유진 님, 여기 다비아의 글은(특히 저의 모든 글)

필요한 대로 가져가도 됩니다.

글 내용이라는 것도 사실

독창적인 거는 하나도 없고 

다 남의 생각을 빌려오거나

도움 받은 것이라서

제 글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먼 곳에서 사시는군요.

좋은 주말을 맞으세요.

[레벨:15]은성맘

2017.08.25 05:14:37

있던일도 없던것으로 심지어는 없는일도 있는일로도  만듪수 있는 작금의 놀라운<?>

여러 사태들을 보면서 위의에 언급하신 목사님 의견에 200프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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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8.25 09:31:34

은성맘 님의 동의를 받으니

든든한 우군이 생긴 기분이군요.

주님의 평화가!

[레벨:17]시골뜨기

2017.08.26 19:45:24

저 역시 목사님의 말씀에 적극 동의합니다.

우리 나라 사법부가 권력에 휘둘리거나

적극적으로 협력(?)한 일이 많았던 게 사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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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8.26 21:11:12

오늘 고 노무현 대통령 71회 생신(9월1일)을 기념하여

봉하에서 음악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그분이 목숨을 버린지 벌써 벌써 8년이 되었네요.

혹시 음악회가 올라왔나 해서 유트브에 들어갔더니

오늘 음악회는 없고

2010년에 올라온 김광석의 노무현 추모 노래 '그대 잘가라'가

있어서 한번 들었습니다.

김광석의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의 노래도 감동적이었고,

노무현 살아있을 때의 모습이 담긴 화면도 좋았습니다.

이런 화면은 볼 때마다 눈물 나게 합니다.

어쨌든지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이런 험악했던 세월을 돌아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고 노래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NFy3GvVT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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