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2)

조회 수 1013 추천 수 0 2017.07.24 21: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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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2)

 

음악은 연주자와 함께 매일 변하기 때문에 10년 전 만난 베토벤과 지금 만나는 베토벤의 모습은 당연히 다릅니다. 저는 앞으로의 베토벤이 어떻게 변할까 항상 궁금해요. 저도 하루하루 새롭게 느껴지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어떤 곡을 처음 접하면 흥분해서 공부하고, 연주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 흥분이 사라지기 마련인데, 베토벤만 가면 갈수록 작품이 더 훌륭해지고 사랑하게 됩니다.”

 

백건우를 말을 듣고 있노라면 수도승이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나는 수도승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그게 뭔지는 약간 알아듣는다. 10년 전 만난 베토벤과 지금 만나는 베토벤이 다르다고 한다. 나이도 이미 70이 넘은 백건우는 산전수전 다 겪은 피아노 세계의 베테랑이다. 그런 정도 내공이라면 베토벤을 충분히 마스터한 셈인데도 불구하고 매번 새롭다고 한다. 그런 새로움의 경험이 창조적 연주를 가능하게 한다.

수도승, 목사, 설교자, 신학자, 영성가,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다는 모든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매번 새롭게 만나야 한다. 새롭다는 것은 알아야 할 게 더 많아지는 경험이다. 자연과학자들도 과학에 깊이 들어갈수록 알아야 할 게 더 많아진다고 말하지 않는가. 교회에서 하나님은 뒷방 늙은이 신세다. 그는 너무 뻔한 대상이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아무 상관없이 교회는 굴러간다. 하나님이 없어야 교회 운용이 더 편한 것이다.

목사들은 모여서 하나님에 대해서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은 교회에 성장에만 놓여 있다. 신자들도 하나님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는 의미다. 관심이 없는 이유는 하나님을 새롭게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거 없다. 이렇게 뭔가를 아는 것처럼 말하는 나 자신이 죽을 때까지 매순간 하나님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구도적인 태도를 놓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새롭다는 말은 하나님만이 아니라 세상과 사람과 역사와 모든 사물에 다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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