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76일, 화
호모 사피엔스
지난 설교 도입부에서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정확하게 부르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한다. 호모는 ‘호모 섹셜리티’(동성애)라는 말에서 보듯이 ‘같은’이라는 뜻이다. 호모 사피엔스에서 그 ‘호모’는 동물을 屬(속)으로 구분할 때 슬기로운 속에 속한다는 뜻으로 보통 ‘인간’을 가리킨다. 그냥 간단히 표현하자면 지금의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다.
예수의 정체성을 가리킬 때는 쓰는 개념이 있다. ‘베레 호모 베레 데우스’가 그것이다. ‘참된 인간 참된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이 표현을 근거로 본다면 2천 년 전 로마 시대에 이미 호모는 인간을 의미했다. ‘호모’가 어떤 경우에는 ‘같은’이라는 뜻으로, 다른 경우에는 ‘인간’으로 사용되는데, 그 엄밀한 차이를 내가 어원적으로 잘 알지를 못한다.
‘호모...’로 불리는 집단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만 혹독한 지구 생태에서 살아남았다고 한다.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남은 것 자체가 기적이고, 그 뒤로 문명을 발전시킨 것 역시 기적적인 사건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인간만 자연에서 해방되었다. 그게 인간의 미래에 좋은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자연과 질적인 차원을 달리하는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는 때가 오면 인간이 자연을 완전히 통제하고, 더 나가서 창조하게 될지 모른다. 미래 학자들이 뭐라 말하든지 나는 그런 때가, 즉 인간이 창조자가 되는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방식으로 이 세상과 모든 생명체를 통치하실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그런 순간이 온다면 가장 좋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지고 미래의 ‘호모 AI’(?)가 지구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