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9일, 목
몸과 영혼
지난 설교의 성경 본문에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마 10:28) 구절이 나온다. 몸과 영혼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간에게 몸의 영역이 있고, 영혼의 영역이 있는 건 분명하다. 몸은 보이고 영혼은 보이지 않지만, 몸 현상도 분명하고, 영혼 현상도 분명하다. 현대 생물학은 영혼 현상을 뇌의 작용으로 보려는 경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인간이 완벽하게 분석되지는 않는다.
신약성경은 몸을 둘로 구분한다. 하나는 사르크스이고 다른 하나는 소마다. 사르크스는 실제의 단백질로 된 육체를 가리킨다면 소마는 영혼과 대별된다는 뜻으로의 가시적인 몸을 가리킨다. 이 두 용어가 경우에 따라서 구별되기도 하고 동일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성경 기자들도 인간의 몸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영혼은 영, 또는 혼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프뉴마로 표기되고 후자는 프시케로 표기된다. 프뉴마는 몸과 대별되는 정신 작용이라면 프시케는 사르크스와 대별되는 정신 작용이다. 이런 설명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이런 걸 정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하려면 더 많은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나는 여기서 그냥 느낌으로 풀어본 것뿐이다.
설교에서 몸과 영혼을 실제의 삶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구별해서 설명했다. 몸은 우리가 스스로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차원이고, 영혼은 하나님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삶의 차원이라고 말이다. 이런 설명도 정확한 것은 못된다. 몸도 기본적으로는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세상의 권력자들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못한 영역을 구분해보려고 한 것뿐이다. 큰 틀에서는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몸과 영혼은 분리되지 않는다. 그걸 아무도 증명할 수는 없다. 죽음을 통해서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걸 직접 경험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 죽기 전의 사람과 바로 죽은 사람의 몸무게의 차이를 재서 영혼의 무게를 확인했다는 주장에서도 신빙성이 없는 건 매한가지다. 몸과 영혼이라는 표현은 인간의 생명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해석학적 도구이지 어떤 실체를 규정하는 기준은 아니다. 인간이, 즉 인간 생명이 무엇인지는 종말이 되어야 드러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 과정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