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 금
목사의 스트레스
지난 설교 후반부에서 대구 씨비에스와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 한 대목을 언급했다. 나는 목회자로서 행복하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행복하다는 게 상투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사실을 그대로 전한 것이다. 행복하다는 것은 목회 행위를 통해서 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뜻이다. 목회 행위에서 그 어떤 것도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으니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약간의 시행착오를 반성하곤 하지만, 그걸 스트레스로 여기지는 않는다.
많은 목사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목회 행위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목사가 왜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질문할 이들이 있겠지만 하나님의 일과 세상 일이 따로 구분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업무에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따라다니기에 목회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교회 성장에 대한 압박감이다. 특히 작은 교회나 중형 교회의 목사들은 이런 문제에 민감하다. 신자들과의 관계도 간혹 스트레스가 된다.
좀더 본질적인 문제는 설교다. 설교를 설교답게 행할 수 있는 목사들은 많지 않다. 뻔뻔한 사람이 되면 차라리 큰 소리 치면서 설교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양심이 예민한 목사들은 전할 만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다. 횡설수설 하거나, 세상일을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과장해서 전한다.
더 크고 결정적인 스트레스는 소명감의 상실이다. 어느 정도 목회의 노하우가 쌓이면 모든 것이 관성처럼 흘러간다. 교회 안에서는 왕처럼 군림할 수도 있다. 요즘은 목사가 비정규직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도 많긴 하다. 어느 정도 목회의 연륜이 쌓이면 대개는 소명감이 깊어지는 게 아니라 줄어든다. 목회 기술자로 전락한다는 말이다. 더 심한 경우는 장사꾼으로 떨어진다. 하나님 경험이 없는 사람이 목사로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