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6일, 목
절대순종(1)
고대 이스라엘이 아브라함의 이삭 번제 이야기를 통해서 말하는 핵심은 하나님을 향한 절대 순종이다. 하나님 앞에 선다는 것, 즉 하나님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삭 번제 이야기를 ‘여호와 이레’의 관점으로 읽는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 끝 부분에서 아브라함은 수풀에 걸려 있는 숫양을 발견했다. 하나님이 일찌감치 번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준비해 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우연하게 수풀에 걸린 숫양이 아브라함 눈에 들어온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인들은 전자로 받아들인다. 기도할 때마다 ‘여호와 이레’를 입에 올린다. 나도 예배 시간에 중보 기도를 드리면서 간혹 그런 의미를 담고 기도하곤 한다. 우리의 모든 것을 준비하시는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 운운이다.
이런 신앙이 틀린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삭 번제 사건에서는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준비시켜주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절대순종이 핵심 주제다. 역설적으로 절대 순종의 깊이로 들어갔을 때만 ‘여호와 이레’의 신앙이 가능하다. 거꾸로 여호와 이레의 신앙에서 절대순종이 나오는 게 아니다. 하나님을 향한 절대 순종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준비하심이다. 절대 순종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것은 하나님의 준비하심이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이후 광야생활을 하면서 만나를 하나님이 내려주신 먹을거리로 경험했다. 만나는 그 이전에도 광야에 지천으로 널려 있던 것이어서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지만 새로운 눈으로 볼 때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로 인식된 것이다. 이런 일들은 오늘도 우리 일상에서 늘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