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5일
합리적 의심과 신앙
지날 설교 본문(마 28:16-20)은 마태복음의 압축 파일과 같다고 말했다. 이 대목만 정확하게 이해해도 기독교 신앙의 중심을 아는 것이다. 17절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예수를 뵈옵고 경배하나 아직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교회에서 의심은 불신앙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낱말로만 본다면 의심과 신앙은 대립된다. 그러나 각각의 개념들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그게 대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심은 합리적이지 않을 때 생긴다. 예를 들자면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는 말은 일단 물리학의 원리에 배치되기 때문에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어떤 사람이 기도로 그런 응답을 받았다고 주장한다면 그는 광신자다. 합리적이지 않은 사실을 무조건 믿으려면 이성을 훼손시켜야 하는데, 이성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신앙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광신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일이 무조건 이성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이냐, 하는 반론이 가능하다. 여기서 무엇을 이성이라고 보느냐에 따라서 대답도 달라지겠지만 일단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이성을 벗어나는 것은 없다고 말해야 한다. 물론 이성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수 재림 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성경과 신학에서 말하는 것에 근거해서 어떤 방향만은 말할 수 있다. 이런 작업은 당연히 이성적이어야 한다.
본문에 나오는 ‘의심하는 사람들’을 마태가 부정적으로만 말한 게 아닐 것이다. 의심의 단계를 넘어서 신앙의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지 않을는지. 여기서 의심을 나는 질문이라는 말로 바꿔서 생각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의심은 의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진리를 알고 싶어 하는 열정이니까 그것은 곧 질문으로 이어진다.
성경말씀에 대한 이성적 접근이나 의문 자체가 용납되지않는 교회분위기 때문에 혼자 공부하고 찾아보고 고민하고...무조건 믿어야지 무슨 공부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힘들때도 많은데 ,목사님의 설교와 매일묵상을 보며 힘을 냅니다.
(mist님 통하여 받은 목사님의 신간 '목사공부' 오늘 아침에 드디어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