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41) 6:65

그러므로 전에 너희에게 말하기를 내 아버지께서 오게 하여 주지 아니하시면 누구든지 내게 올 수 없다 하였노라.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수 당시에도 예수를 따르는 자들이 있는 반면에 따르지 않는 자들도 있었다. 예수를 믿는 자들이 있는 반면에 믿지 않는 자들도 있었다.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지적 수준이 높거나 도덕성이 탁월하거나 경제 여력이 큰 사람만이 예수를 알아보는 게 아니었다. 거꾸로 지적 수준이 형편없이 낮거나 도덕성이 수준 이하이거나 가난한 사람이 예수에게 가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은 따로 없다. 일반적으로만 본다면 예수 당시에 기득권 계층보다는 소외 계층이 예수에게 올 가능성이 더 컸다고 말할 수는 있다. 예수는 현실 유지(status quo)가 아니라 현실 변혁의 메시지를 선포했기 때문이다. 소유를 버리고 나를 따르라.”라는 예수의 명령에 이런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다. 없는 사람은 버릴 것이 많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쉽게 포기할 수 있으나 가진 게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포기하기 어렵다. 가난한 사람과 우는 사람과 소외된 사람과 정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예수의 가르침도 역시 현실 변혁의 메시지를 함축한다. 그런 요인만으로 예수를 따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가진 게 상대적으로 없는 사람도 변혁을 두려워한다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우에 사회적으로 낮은 신분에 속한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더 보수적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에 표를 준다. 그들에게 현실 변혁에 대한 깊은 불안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6:65절은 하나님이 허락하실 때만 예수를 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정확한 진술이다. 이미 결과까지 다 내다볼 수 있는 하나님만이 그 문제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위 예정론도 이런 관점과 비슷하다. 누가 구원받는지에 대한 문제는 우리의 인식과 판단을 초월한다. 하나님이 예정하셨다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을 덧붙일 수 없다. 이것을 역사 결정론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예수를 따를 자가 하나님의 섭리에서 결정되고, 구원받을 자가 이미 예정되었으니 우리는 그 운명에서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다고 말이다. 하나님의 섭리와 예정은 닫혀 있는 게 아니라 열린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결정도 바꾸는 분이라는 뜻이다. 그 열린 역사와 미래에 우리가 참여할 틈이 놓여 있다.

 


[레벨:23]브니엘남

2019.06.30 10:16:22

 '자신에게 불리한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에 표를 준한다'에서 '한'을 빼야 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9.06.30 21:48:31

예, 고쳤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284 하나님 나라(31)- 신학과 설교 2010-06-09 4133
6283 장로 [12] 2013-08-15 4132
6282 5월15일 회개와 복음 (2) [1] 2006-05-15 4126
6281 예수님의 시험 (5), 4월29일 2006-04-29 4125
6280 5월8일 하나님의 나라 (5) [2] 2006-05-08 4122
6279 김사인 시(4)- 아무도 모른다 [5] 2014-02-04 4116
6278 성탄 전야의 기도, 12월24일(월) 2012-12-24 4114
6277 5월19일- 말의 힘 [2] 2006-05-19 4101
6276 탈리다 쿰! 2015-06-29 4093
6275 하나님의 영광, 1월22일(화) [4] 2013-01-22 4087
6274 나무 잎사귀 닦아주기 [3] 2010-09-03 4081
6273 6월8일- 서로 묻다. 2006-06-08 4079
6272 교회에 나가는 이유(3) [5] 2010-06-28 4078
6271 이사야와 아하스 [2] 2013-12-22 4054
6270 5월12일- 하나님의 나라 (9) 2006-05-12 4053
6269 지성적 기독교인의 정체 [11] 2010-04-10 4051
6268 부부싸움 [7] 2010-10-12 4049
6267 5월28일- 영성과 소유 (2) 2006-05-28 4048
6266 설교의 집중력 [2] 2014-01-04 4046
6265 찰과상 file [23] 2016-09-08 4042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