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391) 18:34

이는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네게 한 말이냐?

 

체포된 예수는 대제사장 안나스의 심문을 받고 그의 사위이며 해당 연도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에게 넘겨졌다가 새벽에 빌라도 총독의 관저로 끌려간다. 예수를 고발한 유대 당국자들은 유월절을 앞두고 있었기에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빌라도는 유대의 절기 의식을 고려하여 관저 밖에서 그들의 고발을 접수한다. 18:28-32절이 보도하는 내용이다.

이제 33절부터 빌라도의 예수 심문이 시작한다. 안나스에게서는 종교 재판을 받았으며, 빌라도에게서 사법 재판을 받는 것이다. 빌라도는 유대교의 종교 문제에 개입되는 걸 피하려고 했으나, 로마법이 아니면 예수를 처형할 수 없다는 유대 고발자들의 강력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종교와 정치의 야합으로 인해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는 십자가 처형의 운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빌라도는 예수에게 묻는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33). 예수를 고발한 사람들은 예수를 행악자”(18:30)라고 했지 유대인의 왕이라고 하지는 않았으나, 행악자라는 말에는 유대인의 왕이라는 뜻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로마법으로 고발하려면 반역죄가 성립되어야 했다. “유대인의 왕은 여기에 딱 맞은 죄명이었다. 당시에 민중을 선동하여 유대인의 왕을 자처한 사람들이 종종 나타났다. 시대가 그런 선동가를 원했다. 로마 제국의 관점에서 볼 때 유대는 골치 아픈 지역이었다. 로마의 지배를 받던 유대인들의 삶은 피폐 일로를 걷고 있었기에 그들은 끊임없이 로마에 저항했다. 우리의 일제 식민시대 상황과 비슷하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인 시몬이 무력 저항의 한 파인 열심당에 속했다고 한다(6:15). 예수를 반로마 혁명의 지도자로 옹립하고 싶어 한 일부 대중이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예수에게 왕이라는 칭호를 붙였을지 모른다. 예수는 이런 무장 혁명가들과 전혀 다른 길을 갔다. 유대인의 왕은 아니라 그런 모함을 받을만한 소지가 없지는 않았다.

빌라도의 질문을 받은 예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말로 빌라도의 의표를 찌른다. “유대인의 왕운운이 무얼 의미하는지 빌라도가 알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전혀 모르고 주워들은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재판관 노릇을 하려면 사태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게 아니냐, 하는 질문이다. 외형적으로는 빌라도가 재판관이나 내용상으로는 예수가 재판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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