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168
10:4
일곱 우레가 말을 할 때에 내가 기록하려고 하다가 곧 들으니 하늘에서 소리가 나서 말하기를 일곱 우레가 말한 것을 인봉하고 기록하지 말라 하더라
고대인들에게 우렛소리는 정체불명의 거대한 소리입니다. 하늘에서 울리기는 하나 그 정체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 소리가 압도적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지금도 지축을 흔드는 우렛소리는 우리를 두렵게 하지 않습니까. 이 우렛소리는 하나님의 심판이 압도적이라는 뜻입니다. 성서학자들은 이 표현이 ‘주의 날’과 연관된다고 설명합니다. 요엘 선지자는 욜 3:14~16절에서 지금 요한이 묘사하는 현상과 비슷한 내용을 말했습니다. “사람이 많음이여, 심판의 골짜기에 사람이 많음이여, 심판의 골짜기에 여호와의 날이 가까움이로다 해와 달이 캄캄하여 별들이 그 빛을 거두도다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부르짖고 예루살렘에서 목소리를 내시리니 하늘과 땅이 진동하리로다.” 하늘과 땅의 진동은 곧 우렛소리입니다. 요엘 선지자가 말하는 ‘여호와의 날’은 곧 주의 날입니다.
요한은 분명히 구약의 묵시문학 장르에 속한 글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합니다. 묵시문학에 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가운데서 비밀스럽게 계시를 받은 게 아닙니다. 말하자면 성경을 기록한 사람은 오늘날의 신학자입니다. 그는 신학 전통을 충분히 공부했고, 자기가 살아가는 역사에 대한 통찰이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역사를 완전히 초월해서 하나님의 뜻을 파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예수께서도 역사의 아들입니다. 그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 각종 비유, 자기 앞에 전개되는 운명 앞에서 취한 결단, 등등이 모두 이스라엘의 하나님 신앙이라는 역사적 전통에서 왔습니다. 그에게서 그 전통이 새롭게 해석되면서 그의 운명에서 완성된 겁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가까이 가려면 문 닫아걸고 기도만 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을 깊이 있게 읽고 공부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신앙 세계에도 ‘아는 것만큼 보인다.’라는 경구가 적용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