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172
10:8
하늘에서 나서 내게 들리던 음성이 또 내게 말하여 이르되 네가 가서 바다와 땅을 밟고 서 있는 천사의 손에 펴 놓인 두루마리를 가지라 하기로
요한은 다시 하늘에서 울리는 음성을 듣습니다. 이번만이 아닙니다. 그는 늘 궁극적이며 은폐된 곳에서 울려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렛소리를 듣고, 나팔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가 본 세상은 압도적인 힘을 느낄 수밖에 없는 광경과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때로는 아름다운 풍경과 멜로디였고, 때는 섬뜩한 풍경과 귀가 터질듯한 소리였습니다. 다른 이들은 일상만 보았으나 요한은 그 일상의 심연을 보았습니다. 다른 이들은 세상을 평면적으로만 보았으나 요한은 입체적으로 보았습니다. 다른 이들은 연대기적인 시간에 묶였으나 요한은 묵시적인 시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쪽은 크로노스이고, 이쪽은 카이로스입니다. 요한은 거룩한 시인입니다.
하늘에서 울리는 음성을 듣는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요한처럼 그런 음성을 들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생각해보십시오. 여기 두 사람이 산에 오릅니다. 한 사람은 빨리 정상에 올라가서 깃대를 꽂는 일만 생각하기에 다른 것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귀에 들리지도 않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산에 오르는 과정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새소리도 듣고 구름도 보고 흙냄새도 맡습니다. 자기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생생하게 느낍니다. 두 사람이 하는 일의 겉모양은 비슷하나 실제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우리의 삶을 창조주이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선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의 일상에 하나님의 권능이 어떻게 함께하시는지를 예민하게 살핍니다. 그런 사람은 하늘에서 울리는 음성을 듣고 전혀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될 겁니다.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위대한 선지자들은 이런 부분에서 아주 탁월했던 사람입니다.
정신없이 오늘 하루를 보내고 묵상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