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5월5일

조회 수 1371 추천 수 0 2019.05.06 21:09:20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955, 부활절 셋째 주일

 

1) &소리- 다메섹 도상에서 바울에게 일어난 사건은 신약성경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드라마틱한 것에 속합니다. 그는 부활의 예수를 빛과 소리로 경험했습니다. 이런 경험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궁극적으로는 예수를 생명의 근원으로 경험했다는 점에서 바울의 예수 경험이나 베드로의 예수 경험이 동일하지만, 실제로는 다릅니다. 베드로는 예수로부터 직접 부르심을 받았지만 바울은 예수를 직접 만난 게 아니라 영혼의 깊이에서 간접적으로 만난 것입니다. 바울의 경우는 깊은 종교 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빛과 소리는 이런 종교 경험에 대한 메타포(은유)입니다. 은유를 사실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이면 그 깊은 의미를 다 놓치게 됩니다.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바울의 다메섹 도상에서의 경험이 지금도 가능합니다. 지난 2천년동안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가능합니다.

 

2) 어린이 주일- 오늘은 부활절 셋째 주일이면서 어린이 주일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어린이 설교를 하는 주일이라서 다행이었습니다. 다른 주일에 비해서 오늘은 어린이들이 많이 빠졌습니다. 아마 연휴라서 부모를 따라서 출타했나 봅니다. 어린이 청소년부에서 친교시간에 유치부와 초등부와 중고 학생부 회원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해서 나눠주었습니다. 오늘 빠진 학생들에게는 아마 다음 주일에 줄 겁니다.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어린이 청소년부를 최선으로 이끌어가는 부장 신*국 집사와 모두 교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3) 고전 13- 지난 수요일에는 고전 13장을 공부했습니다. 다음 수요일에 13장을 한 번 더 공부할 예정입니다. 소위 사랑장으로 알려진 고전 13장은 많은 기독교인들이 외울 정도로 잘 알려진 본문이지만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저도 새로운 도전을 받았습니다. 바울은 사랑을 하나님의 존재론적 능력으로 보았습니다. 요한1서에서 비슷한 관점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존재론적 능력은 인간이 실천할 수 없습니다. 흉내는 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모든 소유를 처분하여 구제하고 자기 몸을 불사를 정도로 희생적으로 수고 봉사해도 사랑이 없으며아무 유익도 없다고 했습니다. 정말 파격적인 진술입니다. 우리는 최선의 구제와 자기희생을 사랑이라고 여기지만 바울은 그걸 구분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왜 겸손해야 하는지를 여기서 정확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4) 루디아- 루디아 회원들의 친목 단합 모임이 오늘 합천에 있는 회장 김*숙 집사 집에서 열렸습니다. 교회에서 승용차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립니다. 저의 집사람이 루디아 회원인 관계로 운전기사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옛날에는 팔팔고속도로라 불린 대구-광주 고속도로가 이제는 왕복 4차선으로 확장되어 운전하기가 편해졌습니다. 제 기억에 루디아 회원들은 집안 사정으로 한 명 빠져 9명이 모였고, 기사들은 7명이었습니다. 전체 16명이 모였군요. 알프스 어디 쯤 들어와 있는 것처럼 집이 자리한 곳의 풍경이 좋았고, 먹고 마시면서 나눈 담소도 즐거웠습니다. 마 집사는 거기서 그릴 책임을 맡았고, 옆에서 류 집사는 불판 위의 돼지고기에 소금을 뿌리는 셰프 역할을 멋지게 감당했습니다. 앞뒤로 높은 산, 짙은 녹음, 바람소리, 고기 굽는 숯불 냄새, 웃음소리 ... 오래 기억될만한 순간들이었습니다. 루디아회 회원들 상호 친교가 깊어지면서 대구샘터교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자치 기관이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5) 청년회- 청년회가 소리 소문도 없이 조직되어 오늘 12일로 1회 친목 수련회를 경주로 떠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교회의 두 번째 자치기관이 되었네요. 전체 교우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은 탓인지 교회 배너에 자신들의 모임 소식을 알렸다고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교회 조직마저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저도 담임 목사로서 청년들의 교회 활동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지만 그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목회 마인드는 청년들만이 아니라 일반 신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교회를 위해서 신자들이 있는 게 아니라 (각양) 신자들을 위해서 교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12일 모임이 청년회원들에게 좋은 경험으로 자리하기를 바랍니다.

 

6) 얼레지- 오늘 주보 표지 사진을 유심히 살펴본 분들 중에서 뭔가 약간 이상하다는 걸 느낀 분이 있다면 눈썰미가 매우 날카로운 분입니다. 지난 33일에 실린 사진이 중복되었습니다. 제가 착각했습니다. 단순한 착각이라기보다는 심각한 건망증이겠지요. 원래 오늘 올렸어야 할 사진은 여기에 올리겠습니다. 사진 설명은 주보의 것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얼레지.jpeg

대구성서아카데미 회원 닉네임 하늘연어201752일 강원도 인제군

곰배령에서 찍은 엘레지, 곰배령은 남방식물과 북방식물의 임계선이라고

 

7) 서울샘터교회- 오랜만에 대구샘터교회 주일예배를 제가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511-12일에 열리는 서울샘터교회 수련회에 제가 참석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 계획이 조금 급하게 추진되었는데, 운영위원들이 모두 흔쾌히 양해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대구샘터교회 예배는 잠시 사역을 쉬면서 우리교회에 출석하는 통합 소속 백*웅 목사가 진행합니다. 이번 서울샘터교회 수련회에서 행할 특강 나는 걷는다.’가 기대됩니다. 홀로 걷는 일에 만족할 수 있으면 절정의 영성에 이르렀다고 봐도 좋습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모든 구도 행위의 시작은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2일 주일 오전에 시간이 비어서 평소에 마음에 두었던 교회 예배에 참석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경동교회, 백주년기념교회, 청파교회,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중앙루터교회(서울 용산구 소월로221-11) 중에서 한 곳을 선택해야겠습니다. 루터교회 쪽으로 마음은 기울어져 있긴 합니다.

 

8) 빵 찢기- 광고 시간에 서울샘터교회 수련회에서 제가 나는 걷는다는 제목의 특강을 한다고 알렸습니다. 걸음의 영성에 대한 특강이 되겠지요. 그것은 곧 창조 영성입니다. 창조 영성이라는 말을 하다 보니 예배에서 행한 성찬식이 생각났습니다. 오늘따라 빵을 찢는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빵을 찢을 때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시간은 0.5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너무 세게 당겨도 안 되고, 너무 약하게 당겨도 안 됩니다. 빵이 찢어질 때에 손과 팔로 전달되는 느낌이 황홀합니다. 이런 황홀감만 있으면 그 어떤 것도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이게 바로 창조 영성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는 일상의 신비를 더 절감하게 됩니다. 모든 순간이 영원한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호흡부터 시작해서 화장실에서 배변에 이르기까지, 일체가 하나님의 창조 능력 안에 들어 있으니 그것 외에 매달려야 할 일들이 무엇이겠습니까.

 

9) 은성이- 오늘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은성이를 보니 갑자기 확 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교우들이 그 둘레에 모여서 보고 만져보느라 야단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첫돌을 지냈습니다. 이목구비가 이제 완전한 인간이었습니다. 걷기도 하구요. *혜 집사가 임신한 채로 예배에 참석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은성이가 걷고 있다는 게 신기한 거지요. 이번 서울샘터교회 수련회 특강 나는 걷는다에서 은성이 이야기도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아빠, 엄마, 은성이, 이렇게 세 식구가 예배에 참석한 모습을 보니 저를 비롯해서 모든 교우들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은성아, 너를 모든 교우들이 기뻐하고, 또 너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으니, 건강하게 잘 자라라.

 

10) 예배 참석인원: 72, 헌금: 2,980,000


[레벨:13]쿠키

2019.05.10 12:50:46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바울의 다메섹 도상에서의 경험이 지금도 가능합니다. 지난 2천년동안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가능합니다.'

이 경험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거 같아요. 목사님께서 이런 경험을 하도록 저희를 준비시켜 주시니까요.

사울은 그 경험이 너무 강렬해서 사흘 동안 보지 못하고 식음을 전폐했다지요. 나중엔 유체이탈의 경험도 얘기한 적이 있구요. 예수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생명의 인식이 확장되면 자유와 해방은 물론 그 세계는 충격으로 다가 올거 같아요.

아주 오래 전 목사님의 고전 13장 설교 말씀은 늘 제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제 신앙과 삶의 내용과  방향을 잡아주고 있답니다. 사랑은 하나님의 존재 능력이며 사랑은 예수그리스도 자체라는거... 성화, 제자의 삶..이런 저런 교리들이 확 열리는 경험이였습니다.

요즘은 주일 설교와 예수 어록은 한 주 내내 읽고  마음에 품고 살지만 , 체력과 일상에 밀려 다른 귀한 강의가 밀려 있어요. 고전 13장 강의가 기대됩니다.

서울 샘터교회에서 수련회를 하는군요. 특강 제목이 넘 좋습니다.  늘 목사님께 많은 깨우침의 빚을 지고 살지만 특별히 감사의 달 5월에 목사님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을 올립니다.  혹시라도 주일 날 청파교회에 오시면 제가 참 기쁘고 반갑겠지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9.05.10 21:17:40

'예수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생명의 인식이 확장되면...'이라는 쿠키 님의 표현에 

기독교인 실존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참된 인식은 경험까지 포함합니다. 

그리스도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그리스도가 있다는 바울의 고백이 

바로 이 사실을 가리키는 게 아닐는지요. 

세상의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 나름의 '다른 삶'을 선택했지만

우리는 예수를 따르기로 선택했으니 좌고우면 없이 이 길을 가면 됩니다.

'다른 삶' 별 거 없다는 걸 아마 아실 겁니다.   

아, 주일 오전 예배는 예전이 서울샘터교회와 가장 근접해있는 것으로 보이는 

루터교회에서 드려볼까 생각 중인데, 혹시 성령이 인도하면 청파로 방향을 틀지 모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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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오르 내리기 file [9]

  • 201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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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리에 새로 진 집은 이층이다. 이층은 내 서재다. 거기서 책 읽고, 다비아 글 쓰고, 강의 준비도 하고, 기독교 잡지에 연재할 원고도 쓰고, 주보 초안 짜고, 설교 준비하고, 유튜브 음악도 듣는다. 내 모든 삶의 공간이다. 그리고 잠도 잔다. 하루에도 아래층으로 난 계단을 수없이 오르 내린다. 몇 번인지 카운트 해보지 않았지만 대략 스무번은 되지 않을까 한다. 아래 사진은 오르는 계단이다. 전체가 열여덟 계단이다. 아직 서재가 다 정리되지 않아서 책들이 계단에 쌓여 있다. 언제 다 정리될는지... 올라갈 때는 편하지만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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