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이 찢기

조회 수 3983 추천 수 0 2014.01.11 23:58:01

 

1월11일(토)

 

가랑이 찢기

 

오늘은 이른 아침 6시40분에 집을 나섰다가

저녁 9시20분 쯤 돌아왔다.

차를 오래 타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함께 먹고 말씀을 전하면서 지냈다.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웬일인지 피곤하지도 않다.

 

다만 내일 설교가 좀 걱정이다.

오늘 일정이 오래 전에 예정되었기에

설교 준비를 미리 해놓기는 했지만

그게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게 아니다.

특히 이번 주일의 설교 본문이 좀 까다롭다.

까다롭다기보다는 너무 단순해서 설교하기가 어렵다.

예수님이 세례 받은 사건이다.

 

집에 도착해서 출력한 원고를 다시 읽어보았다.

우선 전체 구성이 흔들려 보였다.

쓸데없이 반복되는 대목도 눈에 뜨였다.

이럴 때는 좀 난감하다.

어제 스무 여 명에게 원고를 보낸 후라

이걸 지금 다시 고쳐서 보내기도 어렵다.

아니, 이제라도 다시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

천천히 다시 손을 보았다.

바로 잡을 데를 바로 잡고

표현도 다시 정리했다.

 

오늘 정작 말하려는 것은 설교 자체가 아니라

설교 원고를 출력해서 읽을 때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자주 책상 위에 한 다리를 올려놓고

스트레칭 하면서 원고를 읽는다.

소위 가랑이 찢기다.

발레 하는 사람이나 기계 체조 하는 사람들은

바닥에서 다리를 벌려 가랑이 찢기를 하는데,

나는 그걸 흉내도 낼 수 없다.

대신 자투리 시간에 책상을 이용해서 그걸 한다.

그 순간에는 아프지만 곧 시원해지고

다음날까지 가랑이 근육이 가볍다.

 

언젠가 한번 글을 쓴 기억이 나는데,

영적인 스트레칭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게 신학공부라 할 수 있다.

그 순간에 아프긴 하겠으나 곧 시원해지고

영혼의 탄력이 붙을 것이다.

가랑이 찢기 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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