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56) 4:16

 

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라.”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는 예수의 말을 들은 이 여자는 예수의 말을 실제로 믿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런 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되나보자 하고 일부러 그런 건지 모르겠으나 물을 달라고 말한다. 그녀는 물을 긷기 위해서 동네 공동우물가로 오는 일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우물가는 살림살이하는 여자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장소다. 이런 자리를 피한다는 말은 이 여자에게 대인기피증이 있었다는 말이다. 다음에 전개되는 대화를 따라가면 이 여자의 품행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손가락질을 받는 처지다. 사람들을 피하려고 오늘도 보통 여자들이 야외 활동을 하지 않는 정오에 우물에 나왔다.

예수는 이 여자의 요구에 직접 답하지 않는다. “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라.” 예수의 발언은 누가 봐도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 대화의 주제는 물이다. 물을 줄 생각이 있으면 주겠다, 하고 생각이 없으면 못 주겠다, 하면 된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남편을 호출하는 건 트집 잡는 것으로 보인다. 예수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예수가 말씀하신 생수는 남편 문제와도 깊숙이 연관된다. 이 여자의 영혼이 갈증을 느끼는 이유가 남자 문제이기 때문이다.

약간 옆으로 나가는 이야기지만 간혹 나는 아내와 남편으로 시작되는 가정 제도가 앞으로 언제까지 지속될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여자와 남자로 구성되는 이성애 가족 구성이 인류 역사에서 오래 지속되었으나 지금 흔들리고 있다. 동성끼리의 가족 구성이 가능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니지만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나라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유명 정치인들 중에서도 그런 이들이 있고, 종교 지도자들 중에서도 그런 이들이 커밍아웃을 하는 중이다. 이런 추세가 가속화될지 멈추게 될지 나는 잘 모르겠다. 더 근본적으로는 인간이 남자와 여자만이 아니라 여러 성 정체성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것도 진화의 한 과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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