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

톰 라이트(15)

먼저 말해야 할 점은 유대인과 유대교가 없었다면 기독교도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종종 어떤 기독교인은, 예수님은 사람이 되셔야 했고, 그래서 어떤 민족의 후예로든 태어나야 했는데, 어쩌다보니 유대인의 후손으로 태어나신 거라고 합니다. 이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일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202쪽).

기독교인들 중에서 예수님이 유대인이었다는 사실을 별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칭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여성 신학자들은 예수님이 남자였다는 사실도 조금 불편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쉽게 생각해보자. 예수님은 어릴 때부터 유대 전통 가운데서 살았다. 유대교의 모든 영적인 내용들을 머리로 배우고 몸으로 익혔다. 예수님의 모든 생각과 행위는 유대교적 전통 가운데서 나왔다는 말이다. 유대교적 전통에 제한받은 것은 물론 아니지만 유대교적 전통이 없었다면 예수님의 생각과 행동도 나올 수 없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부활과 승천 이후에 사도들을 비롯한 초기 기독교인들 역시 예수 사건을 구약성경에 근거해서 해석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구약과 유대교 전통이 없었다면 예수 사건은 역사에 등장할 수 없었다는 말이 된다. 초기 기독교가 구약을 자신들의 경전으로 받아들인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오늘 기독교 신앙의 깊이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구약과 유대교적 전통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가 유대교에 예속되었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