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이층 서재에서 머물다가
하루 세번 밥 먹을 때 식당으로 내려온다.
우리집에서 식당만 정남향이다.
그쪽 전망은 1천평 정도되는 밭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이다.
식당에 앉아 있으면 산에서 시작해서
밭과 동네 낮은 곳으로 경사진 모습이 보인다.
사람은 없고, 모두 나무와 풀과 꽃이다.
텃밭도 바로 식당 창문에서 이어진다.
창문 밖으로 시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새들도 제법 온다.
요즘은 고양이 밥을 먹으러 까치가 온다.
까치의 비상 능력은 대단하다.
어느 날은 높고 가느다란 대나무 꼭대기에 앉아서
바람을 타면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찔한 경험이다.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인데 텃밭 어느 받침대에 앉아 있었다.
처량해 보인다.
처량해보인다는 건 내 생각이고,
까치 자신이야 어디 먹을 게 없을까 하는 거만 궁리하고 있겠지.
여러 종류의 새들도 때때로 우리집을 찾아온다.
이른 봄에는 참새떼가 많았는데
요즘은 없다.
뻐꾸기는 숨어 살기 때문에 소리만 들을 수 있다.
가끔 딱따구리의 나무 찍은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딱따구리를 보지는 못했다.
위 사진이 흐릿한 이유는
식당에 앉아 시원치 않지만 망원렌즈로 찍은 탓이다.
우리집에 붙어있는 길가에도 끊임없이 꽃이 피고진다.
오늘은 이런 꽃이다.
이름은 모르겠고,
우리 동네에 많다.
포도에 벌써 알이 맺혔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정말 열심히 산다.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옆에서 부추기지 않아도
제 스스로 알아서 저렇게 살아있다.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전에 뉴저지에 몇개월 살던 때가
생각납니다.
부엌 창문으로 내려다본 다람쥐..
눈은 쌓여있는데 나무위에다
집을 짓느라 나뭇가지를 들고 올라가서는
올려 놓으면 떨어지고...
그러면 쪼르르 내려와 또 들고 가고..
참 힘들어 보였는데...
십삼년이 지나가네요
그 다람쥐가 보고 싶습니다~^^
신록의계절이 왔네요 목사님
자연색깔이 제눈을 맑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