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조회 수 1375 추천 수 0 2015.05.18 22:47:23

나는 주로 이층 서재에서 머물다가

하루 세번 밥 먹을 때 식당으로 내려온다.

우리집에서 식당만 정남향이다.

그쪽 전망은 1천평 정도되는 밭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이다.

식당에 앉아 있으면 산에서 시작해서

밭과 동네 낮은 곳으로 경사진 모습이 보인다.

사람은 없고, 모두 나무와 풀과 꽃이다.

텃밭도 바로 식당 창문에서 이어진다.

창문 밖으로 시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새들도 제법 온다.

요즘은 고양이 밥을 먹으러 까치가 온다.

까치의 비상 능력은 대단하다.

어느 날은 높고 가느다란 대나무 꼭대기에 앉아서

바람을 타면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찔한 경험이다.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인데 텃밭 어느 받침대에 앉아 있었다.

처량해 보인다.

IMG_0291.JPG

처량해보인다는 건 내 생각이고,

까치 자신이야 어디 먹을 게 없을까 하는 거만 궁리하고 있겠지.

여러 종류의 새들도 때때로 우리집을 찾아온다.

이른 봄에는 참새떼가 많았는데

요즘은 없다.

뻐꾸기는 숨어 살기 때문에 소리만 들을 수 있다.

가끔 딱따구리의 나무 찍은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딱따구리를 보지는 못했다.

위 사진이 흐릿한 이유는

식당에 앉아 시원치 않지만 망원렌즈로 찍은 탓이다.

 

우리집에 붙어있는 길가에도 끊임없이 꽃이 피고진다.

오늘은 이런 꽃이다.

IMG_0292.JPG

이름은 모르겠고,

우리 동네에 많다.

 

포도에 벌써 알이 맺혔다.

IMG_0297.JPG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정말 열심히 산다.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옆에서 부추기지 않아도

제 스스로 알아서 저렇게 살아있다.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레벨:14]Lucia

2015.05.19 00:04:42

까치와 목사님을 그리다보니
전에 뉴저지에 몇개월 살던 때가
생각납니다.
부엌 창문으로 내려다본 다람쥐..
눈은 쌓여있는데 나무위에다
집을 짓느라 나뭇가지를 들고 올라가서는
올려 놓으면 떨어지고...
그러면 쪼르르 내려와 또 들고 가고..
참 힘들어 보였는데...
십삼년이 지나가네요
그 다람쥐가 보고 싶습니다~^^
신록의계절이 왔네요 목사님
자연색깔이 제눈을 맑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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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송정공

2015.05.19 01:48:59

까치와 까마귀는 다릅니까?

제 눈에도 처량해 보이는데

목사님과 저는 생각이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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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15.05.19 08:51:05

까마귀는 온 몸이 까맣고 주로 동물 사체를 먹는 육식을 합니다.

까치는 몸에 흰 깃털이 있고 과일이나 열매를 먹는데 농부들에게는 까마귀보다 까치가 더 흉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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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15.05.19 08:46:37

엉겅퀴입니다.

우리동네에서는 배와 복숭아를 한입씩 쪼아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기에 흉조입니다. 

까치 때문에 복숭아 배밭을 그물로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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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송정공

2015.05.19 11:29:18

번번히 감사드립니다

쪽지까지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까마귀는 사체를 쪼는 육식 동물이고

까치는 식물,과일을 쪼는 조금은 애교스런데가 있는 .....

 

유치환 님의

'차라리 어느 사구의 이름없는 백골을 쪼으리라'

이 싯귀가 명료해 지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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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9]愚農

2015.05.21 00:49:14

요런 모양의 꽃이면 지칭개 이고 잎에 가시같은 것이 있으면 엉겅퀴

 

지칭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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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얼냉

2015.05.26 21:05:01

목사님 좋은 곳에 계셔서 참 좋네요^^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한 생활에서 나오는 진솔한 말씀이 계속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갑자기 단독목회를 하다보니 시간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져서 ... 집 바로 근처에 있는 한밭수목원에서 

고정 자리를 마련하여... 자연 속에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물론 목사님처럼 말씀에 열중하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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