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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일
하나님의 존엄
하나님의 존엄은 무엇인가? 존엄이라는 말에 주눅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뭔가 아득하게 먼 곳에 계시고, 초월적이고, 우리가 어떻게 해도 포착할 수 없는 대상에게나 해당되는 개념이라고 말이다. 이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옳은 것도 아니다. 존엄은 아주 가까이 있다. 무슨 말인가?
내가 자주 예를 드는 연필 한 자루를 보자. 푼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사물에 불과하지만 거기에 우주가 담겨 있다. 연필의 나무와 흑연이 어디서 왔는지를 보라. 거기에 지구의 소립자와 태양 에너지가 들어 있다. 태양은 우주의 수많은 별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연필 한 자루는 우주의 무게를 지닌다. 그 사실들이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실감하지 못할 뿐이다.
우리의 모든 생명활동, 현재와 미래의 운명까지 모든 것을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그를 우리가 생명의 주관자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생명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우리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물리학과 생물학의 업적으로 거기에 약간 가까이 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가까이 간 게 아니다. 오히려 더 멀어진다. 이런 사태를 아는 사람은 그 생명의 주관자 앞에서 존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하나님의 섭리와 통치가 우리의 삶에 은폐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아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