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61)- 소나무

조회 수 1239 추천 수 0 2015.02.14 23:28:01

 

소나무

 

원당은 남쪽으로만 뚫려있고 나머지 방향은 다 산으로 막혀 있다. 마을 가운데로 들어오면 집들이 주로 좌우로 보인다. 한 중앙에 마을버스가 돌아나갈 수 있는 작은 마당이 있다. 광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다. 그 마당에서 서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곳에 우리 집이 있다. 우리 집에서 보면 아래에 동네 마당이 있고, 건너편으로 언덕이 이어지면서 집들이 보인다. 우리 집 언덕과 건너 편 언덕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나는 매일 수도 없이 건너편 언덕을 본다.

 

건너편 집들 지붕 위로 보이는 언덕에는 우리 마을에서 가장 멋있는 소나무 세 그루가 버티고 있다. 소나무 옆에는 쌍묘가 있다. 그게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소나무는 볼수록 매력적으로 생겼다. 구불구불하지만 품위가 있어 보인다. 매일 그 나무를 본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듯하다. 문제는 겨울철과 초봄까지만 그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나무 바로 앞에 작은 참나무 몇 그루가 서 있다. 거기에 잎이 나기 시작하면 소나무의 많은 부분이 가린다. 나는 지금 머리를 쓰고 있다. 사시사철 소나무를 볼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저 참나무를 없앨 수 있는지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 땅 임자를 찾아서 부탁드려봐야겠다. 그 이전에 이장님을 설득하는 게 순서다. 내 말을 들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지 음료수를 사들고 한번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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