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39)- 커피

조회 수 1733 추천 수 0 2015.01.20 23:01:59

 

커피

 

오늘 아침에도 나는 혼자 빵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삶은 달걀도 하나 먹었다. 방학 중에는 아내와 딸들이 다들 아침이 늦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식사를 함께 할 때가 많았는데, 커서 각자 일이 많아지니 따로 먹을 때가 대부분이다. 밥은 함께 먹어야 맛있다고들 말하지만 나는 혼자 먹는 게 오히려 맛있다. 심리적으로 병적인 증상처럼 보이긴 하는데, 어쩔 수 없다.

 

요즘은 커피를 손으로 뺀다. 우선 커피 가는 기계에 네 스푼 정도의 알 커피를 넣고 손으로 돌려 간다. 커피 가루를 커피 거름종이에 넣고 내리면 된다. 나는 머그잔으로 찰찰 넘치게 한 잔을 마시고, 그것보다 약간 적은 분량으로 남겨 두는 것은 나중에 집사람이 마신다.

 

혼자 마실 때는 커피 잔에 담긴 커피를 물끄러미 바라볼 때가 자주 있다. 그 색깔이 예쁘다. 지구에 있는 색깔 치고 예쁘지 않은 게 없겠지만, 커피 색깔은 유난히 정감이 간다. 표면에 살짝 덮여 있는 거품도 나름 볼거리다. 맛과 향에 대해서는 다들 아는 이야기이니 말하지 않겠다. 그게 액체라는 게 나에게는 신비롭다. 그리고 그걸 내가 마실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신비롭다. 커피 알, 분쇄기, , , , 커피 거름종이, 그리고 중력 등이 다함께 어울려 내 아침 식탁에서 벌어지는 마술 쇼로 인해 나는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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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15.01.21 00:11:59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

 평범한 일상이 신비로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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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01.21 23:04:19

나는 그저 마음이나 손가락으로 일상의 신비를 접하지만

자유혼 님은 온 몸으로 접하시니,

저에게 선생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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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3]달팽이

2015.01.21 00:19:50

와우~ 목사님도 드디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마시는군요....

이왕 입맛에 맛는 생두는 구입하여 집에서 사용하는 똑배기에 200-300g  정도 넣고

거품기로 저으면 제법 많은 양을 커피를 볶을 수 있습니다.

커피 종류에 따라 1kg 에 8000원~15000원 정도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한달 동안 넉넉하게 볶아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커피 볶는 기쁨도 만만치 않습니다.

너무나 많은 화확적 변화를 몸소 체험하며 커피가 익어 가는 모습도 황홀해 질 것입니다...

목사님의 아침 풍경이 아련하게 느껴지니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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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01.21 23:07:39

벌써 일년 쯤 전인지 모르겠지만

달팽이 님이 우리 집에 와서 보여준 시범대로 하지는 못하고

아주 촌스럽게 커피를 내리고 있어요.

언젠가는 생커피를 볶을 날이 오겠지요.

지난 가을에 산청 이신일 목사님 교회에서 마신 커피도

잊히지가 않네요.

김영진 목사님의 커피 내공은 한 수 더 높겠지요.

[레벨:14]Lucia

2015.01.21 03:02:45

이미 보여주신 언덕위에 집이며
주변 풍경과 홀로 앉아 아침식사를
준비하여 드시는 모습이 영상으로
보는 듯 합니다~
찰찰 넘치게 부어진 커피가
맛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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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01.21 23:09:00

루시아 님, 오랜 만입니다.

술만이 아니라 커피도 찰찰 넘쳐야 맛이 더 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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