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48)- 나는 마신다.

조회 수 1390 추천 수 0 2015.01.30 23:38:27

 

나는 마신다.

 

집사람은 밥 먹은 뒤에 꼭 물을 마시지만 나는 마시지 않는다. 집사람은 나보고 어떻게 밥 먹고 물을 마시지 않는지 이상하다고 말하고, 나는 배부르게 먹고 또 어떻게 물을 마시냐고 대답한다. 옛날 분들은 숭늉을 입가심으로 마셨다. 나도 어렸을 때 그렇게 배웠을 것이다. 내가 밥 먹은 뒤에 물을 마시기 꺼리는 이유는 아마 소화에 부담이 된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언젠가 건강상식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식사 때 물을 마시는 게 소화에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위에서 나오는 소화액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물이 당기는 때는 테니스 운동이 끝난 뒤다. 땀을 쏟으니 갈증이 나기 마련이다. 여름철에는 페트병에 시원한 물을 넣어 들고 다닌다. 그때의 물맛이라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물이 입안을 돌아서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은 온몸의 희열로 전달된다. 생명 에너지로 충만한 순간이다. 운동 후 집에 와서는 주로 맥주를 마신다. 맥주의 탁 쏘는 맛과 고유한 향으로 인해서 갈증 해소에는 맥주가 괜찮아 보인다.

 

일상적으로 가장 자주 마시는 건 물론 커피다. 매일 아침마다 빵을 먹으면서 커피를 마신다. 몸에 좋기로는 차가 아니겠는지. 아파트에 거주할 때는 차도 많이 마셨는데, 원당으로 온 뒤로는 뜸했다. 여기서 내가 주로 기거하는 공간이 이층이래서 차를 끓이고 준비하기가 불편한 탓이 크다. 요즘은 수세미 효소를 자주 마신다. 기관지 보호에 효과가 있으니 꾸준히 마셔보라면서 한말 크기 통에 담아 누가 보냈다. 차를 마시듯이 물을 타서 매일 몇 잔씩 마신다.

 

물은 우주에서 지구에만 있는 물질이다. 그걸 내가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가. 나는 더 바랄 게 없다. 마시는 즐거움만 유지된다면 만족한다. 예수님이 생명의 물이니, 그분을 마실 수만 있다는 나는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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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여름비

2015.01.31 19:35:07

저에게 커피만큼 기운을 충천시키는 음료는 없습니다.

카페인 때문이죠.ㅎ ㅠ

가끔 커피로부터 하루의 에너지를 공급받는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정도면 좀 위험한 습관이겠지요.

그래도 가끔 물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느껴질 때도

있으니 다행입니다.^^

 

[레벨:14]Lucia

2015.01.31 22:23:42

커피가 기운나게 하긴 하지요?
아침엔 마셔 줘야만 일이 시작될거같고
근데 물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은 덜해요
나쁜 습관인거 아는데..그래서 변비도
자주 찿아오나봐요
요즘 여기는 물부족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뭄이 너무 심해서요
적게 공급하는데 점점 줄이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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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01.31 22:31:38

여름비 님이 커피를 좋아하시는군요.

나는 그저 단순한 기호 음료로만 마시지

기운을 돋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 교회에서 커피 한 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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