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203)- 죽음(12)

조회 수 1289 추천 수 0 2014.12.02 22:37:53

 

죽음(12)

가 누군지 모른다는 사실은 인간을 종()의 차원에서 바라볼 때 더 분명해진다. 인간 종은 현재 지구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까지 왔다. 소위 호모 사피엔스라고 자칭하는 인간 종이 지구 생태계를 압도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그런 세월이 그렇게 오래지 않았다. 유인원 시절에는 다른 동물들과 엇비슷하게 경쟁하면서 지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다른 동물들이 지구를 지배했다. 지금도 사실은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건 아니다.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앞으로 인간 종의 미래는 어떨까? 그걸 누가 알겠는가. 상식적으로만 본다면 다음과 같이 예측할 수는 있다. 머지않아 빙하기가 닥치면 인간은 당연히 멸종한다. 대신 박테리아나 바퀴벌레, 또는 쥐만 살아남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들마저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지구의 생태 메커니즘은 유기적이라서 어느 한두 종만 살아남을 수는 없다. 식물이 없으면 동물도 살아남을 수 없고, 온갖 세균이 없으면 다른 생명체도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의 대장 안에는 2조 마리 이상의 세균이 산다고 한다.

 

인간 종이 없는 지구를 상상해보라. 이걸 실존적으로 고쳐 말하면, ‘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런 순간이 올 개연성은 아주 높다. 세상은 원시적 자연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 상태가 좋은지 아닌지는 우리가 판단할 수 없다. 무인도를 비추어본다면 인간 종이 없는 지구가 오히려 파라다이스에 가까운 게 아닐는지. 이것도 가정일 뿐이지 우리가 뭐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지 지난 45억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와 앞으로 대략 45억년 동안 지탱하고 있는 지구의 전체 생명 현상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과연 인간 종이 무엇인지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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