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54) 4:14(1)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예수는 과감한 발언을 한다. 자신이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예수가 직접 한 발언인지 요한공동체의 신앙고백인지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후자에 가깝다. 이런 발언은 사이비 교주에게나 어울린다. ‘내가 경험한 하나님을 당신이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영혼의 소유자가 될 것이다.’는 의미로 이 발언을 이해한다면 예수의 직접 발언으로 봐도 틀린 건 아니다.

목마르지 않게 될 것이라는 이 발언을 문자적으로 보면 곤란하다. 예수가 주는 물을 마셔도 우리의 숨이 붙어 있는 한에서는 여전히 목마르다. 이 목마름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열광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예수를 믿음으로써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여긴다. 입만 열면 아멘과 할렐루야를 외치고, 교회생활로 만족하지 않고 기도원이나 다른 교회에서 개최하는 온갖 집회에 참석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모든 인간 문제를 극복한 것처럼 느낀다. 실제로 그런 종교 현상은 일어난다. 엑스타시 경험이다. 그런 경험이 자학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세기 어느 여성 신비주의자는 결핵환자의 가래를 먹기도 했다.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극에 달한 행동이다. 이런 신비주의자의 행동은 나름의 진정성이 있으나 한국교회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위 기도꾼들의 열광적 행태는 기독교 신앙의 미성숙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예수가 주는 물을 마셔도 목마르다. 개인의 온갖 문제가 그대로 남는다. 전업 목사인 나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과는 자리를 함께 하고 싶지 않다. 자식들에 대한 걱정도 사라지지 않는다. 기독교 신앙의 깊이를 어느 정도는 알고 경험했기에 나이가 들수록 설교에 자신감이 단단해지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점에서 어딘가 비어있다는 느낌은 지울 길이 없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가? 둘 중의 하나다. 나에게 참된 예수 경험이 없든지, 아니면 목마르지 않게 될 것이라는 예수의 이 발언이 다른 의미이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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