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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척(7)
2003년 6월 첫 째 주일 나는 아내와 당시 고3이던 큰 딸, 그리고 대구성서아카데미 인문학 성경공부에 참여하던 곽 아무개 여자분, 이렇게 네 명과 함께 하양에 있는 작은 평수의 한 아파트에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몇 명의 신학생들이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고, 설교비평으로 내 이름이 알려지면서 일반 신자들도 들어오게 되었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긴 하나, 만약 설교비평이 없었다면 지금도 열 댓 명의 신자들과 예배를 드리고 있었을 것이다.
이미 교회개척을 한 분들이나 앞으로 그럴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드리겠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뜨거운 열정에 사로잡혀서 소위 말하는 ‘맨땅에 헤딩하기’ 식의 개척은 하지 마시라. 최선은 중대형 교회가 교회 건물을 비롯해서 교회 살림살이에 필요한 재정과 신자들을 분가시켜주는 개척이다. 의식이 있는 목사들을 중심으로 이런 방식의 교회개척이 실시되고 있긴 하나, 아주 미미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형교회 목사가 아들 목사를 위해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서 교회를 개척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수백 평에 이르는 교회당은 물론이고, 수백 명의 신자가 분가해서 나간다. 이런 경우는 교회개척이라기보다는 변칙 세습에 가깝지만, 일단 준비가 된 개척이라는 점에서 평가받을 수는 있다. 어떤 모양으로든지 준비가 된 경우가 아니라면 교회개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목사님은 그럼 어떤 마음으로 작은평수 아파트 개척을 시작하신건가요? 설교비평으로 알려질것이라고 예상을 하신건 아닌것같은데요, 직업으로서의 목사를 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환경 아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