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153)- 교회개척(11)

조회 수 1600 추천 수 0 2014.10.03 23:57:36

 

교회개척(11)

 

목사 과잉공급을 막아야 한다는 제안은 우리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다. 그건 교단 차원이나 한국교회 전체의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입안해야 할 교계 지도자들의 일이다. 이 자리에서 나는 이왕 목사가 된 이들이나 그런 훈련을 받는 분들에게 목사로 살아간다는 게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서 내 나름의 안내를 할 뿐이다. 이런 안내라는 것도 결정적인 게 못 된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하나는 나의 생각과 경험이라는 게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정용섭이라는 한 개인에게 한정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개인은 진리를 부분적으로만 경험할 뿐이다. 작은 미생물이 큰 동물의 털 하나를 붙들고 있는 형국이다. 그가 붙들고 있는 털 하나가 큰 동물 전체는 아니다. 그 털 하나만으로 큰 동물을 다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그 털 하나를 정직하게 붙들고 있으면서 전체를 인식하려는 자세를 놓치지 않는다면 비록 개인의 경험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경험은 절대화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내 글을 읽는 분들이 처한 삶의 자리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 세상에 똑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없다. 한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시키면 곤란하다.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갑이라는 목사는 목회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오지만, 을이라는 목사는 버티고 있어야 한다. 비슷해 보여도 갑과 을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내가 이렇게 여러 가지 이야기는 하지만 이게 오히려 어떤 분들에게는 도움이 아니라 어려움을 주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없지 않다. 그래도 어쩌겠나. 칼 바르트 식으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재림 사이에서 순례자로 살아가는 사람 중에는 어느 누구도 궁극적인 진리를 확보한 사람이 없으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할 말은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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